[내 마음속 풍경] 정상에 서면 진초록·쪽빛바다가 한눈에
[내 마음속 풍경] 정상에 서면 진초록·쪽빛바다가 한눈에
  • 서승원
  • 2010.08.1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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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화정산 전망대

 

   
▲ 화정산 전망대를 찾은 한 시민이 휴식을 취하며 울산의 경치를 내려다보고 있다.

봄에는 벚꽃·가을엔 단풍이 아름다워
곳곳에 안내 표지판 길 잃을 염려 없어
전망대 인근 운동기구 등 휴식공간도

 염포산 자락 화정산(146m)은 길이 원만하고 봄에는 꽃이 지천이고 가을에는 단풍이 고와 많은 사람들이 산책과 운동을 겸해 즐겨 찾는 곳이다. 길이 험하지 않고 월봉사, 대송공원, 문현삼거리 등 오르는 길이 많아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더욱이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어 쾌감을 배가 시킨다.

그중 가장 전망대와 가까운 길은 동구청이다. 동구청 옆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완만한 경사에 넓지도 좁지도 않은 오르막길이다. 숲은 푸른 하늘과 맞닿았고 진한 숲속의 향기가 폐를 정화시킨다. 장마가 끝난 하늘은 구름 한 점없이 푸르고 머리위를 뒤덮은 나뭇잎들이 시원하다. 바위 한 켠에 불쑥 솟아있는 푸른 소나무들도 정겹다. '만장길'이라고 불리우는 이 길은 고개마루를 뜻한다.

 길은 완만하고 평평해 시골의 나즈막한 동산에 오르는 느낌이다. 길을 따라서 영산홍이 늘어서있다. 꽃의 절정을 지난 꽃나무의 정취는 진한 잎들의 광택에 있다. 여름 찬란한 햇살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잎들의 생명은 질겨 보인다. 봄에 오르면 연분홍 꽃길로 걸을 수도 있겠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 안내표지판이 자리잡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 적어도 길을 잊어먹을 일은 없을듯하다.

 

 

   
▲ 동구청 옆 오솔길을 따라 염포산 자락 화정산을 오르는 시민들.

 

 20분 남짓 올랐을까, 정상을 1.5km정도 남겨두고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돼있다. 가볍게 스트레칭 할 수있는 운동기구 몇점과 나무그늘이 자연스러워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다시 40분쯤 오르니 정상 팔각정이 보인다. 탁트인 평지에 청명한 하늘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정상에는 팔각정 외에도 각종 운동기구가 설치돼있어, 부지런한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주위의 빼곡한 나무마다 이름표가 붙어있어 눈길을 잡는다. 남천, 망개나무, 소나무 등등…아이들이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학습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만큼 충분하다.

 화정산은 길이 완만하고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지역 주민들이 산책과 나들이를 하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때문에 봄과 가을에 특히 이곳에는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짙은 녹색 숲을 보니 벌써부터 다가오는 가을이 기다려진다.
 방어진 공원 안내도 게시판이 눈에 들어온다. 문현삼거리에서부터 남목삼거리까지의 등산 산책로가 이어져있다. 주말에는 동호회 단위로 이곳 길을 따라 동구의 아름드리 풍경을 감상하고 싶을 정도다.

 

 

 

 

   
▲ 염포산 자락에 위치한 화정산은 미포구장, 동구청, 문현삼거리 등 길이 험하지 않고 오르는 길이 많아 누구나 쉽게 오를수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산책과 운동을 겸한 코스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숨을 돌린 뒤 전망대로 향한다. 가는 길에 동구와 관련한 시들이 앙증스럽게 앉아있다. '나뭇가지 끝에는 바다 빛이 스치네' 그 옛날 조선시대에도 화정산은 시인 묵객들이 자주 찾는 장소였나보다. 조선시대 홍세태(1653~1725)의 '월봉암'중의 한 구절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전망대에 다다르면 정겨운 오솔길을 만난다. 길옆으로 분홍빛깔의 이름모를 나무들이 전망대로 안내한다. 봄에는 노란 개나리와 진홍빛 진달래가 이곳에 자리잡고 전망대를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전망대는 울산항을 앞에 두고 나무데크로 만들어졌다. 전망대에 다가갈수록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동해와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전망대에는 화정산에서 본 공단야경 사진이 걸려있다. 낮의 풍경이 밝고 넓다면 밤의 풍경은 깊고 아름답다. 형형색색의 불빛이 빚어낸 전망은 야경을 위한 또 한번의 등산을 유혹한다. 거칠 것 없는 바람이 내 몸에 흡수되듯이, 옷틈으로 비집고 들어와 시원하다.

 전망대에 서면 바다와 강의 합수점이 바로 눈아래 보이고, 울산항을 드나드는 선박들의 움직임과 석유화학 공단이 바로 손에 잡힐듯 하다. 저멀리 아스라히 영남알프스 산자락까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풍경에 마음이 열리고 탁트인 시야에 일상의 스트레스가 흔적없이 사라져간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다.
 전망대 아래로 분주히 움직이는 차들과 쉴새없이 움직이는 기계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여유를 부리는 것도 재미나다. 전망대 양옆으로 푸른 소나무들이 울산의 경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 정상을 1.5km정도 남겨두고 화정산 전망대 인근에는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벤치와 정자,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어 가벼운 운동과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할수 있다.

 

 아쉽지만 이제는 내려갈 시간이다.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는 길은 또 다른 동구의 자연풍경을 만난다. 저 멀리 일산해수욕장이 위치한 동해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나무사이로 동구의 명소인 대왕암공원도 보인다.
 1765년 제작된 문헌 '울산부지지도'에는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일대를 신라시대 왕들의 휴향지인 '어풍대'라고 기록하고 있다.
 울산 동구 일산동 바닷가 일대는 문무대왕(비)의 수중릉이 있다는 대왕암을 비롯해 거북바위, 어풍대 등 기암괴석이 청정 바다와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대왕암공원 일대는 천혜의 천연경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망대에서 탁트인 하늘과 울산의 경치를 바라봤기 때문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대왕암공원의 모습이 빼어나 보인다. 해송과 푸른 동해바다가 어우러진 대왕암공원을 바라보는 재미도 내려오는 길을 즐겁게 한다.
 울산의 수채화같은 풍경을 뒤로하고 왔기에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하산 길은 유난히도 짧다.
 글=서승원기자 usssw@ 사진=유은경기자usy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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