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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멕일것
새끼 꼴것
실하고 잘 마른 볏짚은
모아서 정성들여 낟가리 하고
그보다 못한 놈은
사립 앞 텃밭 구석으로 끌어다
켜켜히 짚 깔고 똥 뿌리고
짚 깔고 똥 뿌리고

정월 보름 지나
이월 영동할매 바람기
잦아들 때 쯤이면
그것도 농사라고
구들농사에 피죽 걱정 묻어두었던
농투산이들
겨우내 헛물이나 켜던
총각머슴들
일어나
거름더미 살핀다

이제는 땅이 될 똥
그래, 좋은 밥으로 다시 태어나거라
똥도 잘만 썩으면 땅이 되는기라
더러는 썩지 못하고
홀로 떠도는 똥
푸르뎅뎅 역사의 똥들아

□詩作노트…
"요새는 '더러는 썩지 못하고/홀로 떠도는 똥//푸르뎅뎅한 역사의 똥'들이 넘쳐나서구린내가 진동한다아입니꺼. 참, 고통스럽니더. 부박한 시대의 비루한 인간들을 본다는 것 자체가 슬픔이라예. 지 또한 '푸르뎅뎅한 똥'이다보니 더요. 이 어처구니가 없어져 찾을 수도 없는 현실우짜면 좋을랑가예. 어처구니가 없는데 맷돌은 어찌 갈까 싶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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