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들어 울산지역에서는 각종 문화행사가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가을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최적의 시기이기에 각종 행사도 10월에 집중된다. 가을은 또 한편으로는 독서의 계절이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울산의 공공도서관은 전국 꼴찌 수준이다. 문제는 수적 열세만이 아니다. 시민 1인당 장서보유수가 전국 하위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득 1위를 자랑하는 울산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 울산에는 시립도서관 조차 없다. 울산지역은 북구에 4개의 도서관이 집중돼 있고, 울주군에 2개, 중·남·동구에 각 하나씩 밖에 없다. 그나마 규모조차 크지 않아서 110만 인구를 가진 대도시의 도서관으로서는 크게 부족하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서도 꼴찌 수준이다. 광역자치단체라는 울산이지만 이 대목에선 고개를 들 수 없는 형편이다. 위기의 시대에 늘 화두가 되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위기의 진원지가 미국이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미래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육의 개혁을 강조한다. 적어도 그들에게 미래는 '도전'이고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려고 노력한다. 그런 미국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미국 전역에 존재하는 공공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정보를 찾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창구다. 울산이 산업도시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산업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공적 인프라가 도서관이라는 말이다. 울산은 지난해 통계에서 전국 16개시도 1인당 장서 보유수가 꼴지 수준으로 드러났다. 지역 내 모 공공도서관의 경우 장서관리조차 제대로 안 돼 책을 빌려보는 순간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울산이 처한 이 같은 현실이 아니라 앞으로의 과제가 더 문제다. 공공도서관이나 장서수가 도시의 성장과 발전전략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식의 접근이라면 미래는 없다. 앞을 내다보고 미래에 투자하는 안목이 울산의 내일을 보장한다. 하지만 울산은 이 대목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많은 도시다. 공장을 유치하고 도로를 넓히는 일이 우선순위에 있지 도서관이나 장서보유 문제는 언제나 뒷전이다. 시립도시관 문제만 해도 언제나 예산 문제를 앞세워 차일피일 미루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설립이 가능한데도 여지껏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공장이나 도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도서관의 활성화가 그 핵심이다. 위기의 시대에 책을 통한 새로운 길찾기가 화두가 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