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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차인연합회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지난 2일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개최한 '전국 차문화 큰잔치'는 큰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번 대회가 울산에서 전국규모로 열린 첫 차인대회라는데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울산의 차는 신라시대 때 창건한 태화사라는 대형 사찰의 스님들이 차를 마시면서 울산지역에 점점 차가 보급되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전통차가 먼저 보급된 도시다.

 당시 울산 다운동에는 낙안사라는 사찰이 있었는데 이 사찰에서 차를 만들어 태화사에 공납했다는 얘기가 지금까지 문헌으로 전해오고 있다.
 이외에도 울산에는 차와 관련된 유적과 유물이 많고 다운동과 명촌, 태화강 인근에는 차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어 지금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차 밭을 갖고 있는 곳이다.

 울산은 산업도시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깨끗한 물이 솟아나는 약수터가장 많은 지역이었다.특히 해방 후 울산에 거주 했던 미군들은 울산 중구 병영의 산전샘의 물맛이 좋아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전국 미군들에게 이 물을 공급했고 무룡산의 옥천암도 물맛이 좋아 울산사람들은 물론이고 멀리 경주사람들까지도 이 물을 길어다 마실 정도였다. 울산이 다른 지방에 앞서 1980년대 초 전국차인연합회에 회원으로 가입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울산이 역사적으로 차 문화가 오래전부터 이루어졌지만 이를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울산이 해방 후 우리나라 최대 산업도시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이처럼 자연친화적인 차 문화의 본고장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렇게 보면 이번에 울산에서 열린 전국 차문화 큰 잔치는 울산이 단순한 공업도시가 아니고 차 문화를 통해 생태환경의 도시라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차인회는 이번 행사를 위해 참석한  전국 차인들이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사만 즐기도록 하지 않고 농악대 퍼레이드, 만다라 공연, 타악 퍼포먼스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전국 차인들은 이들 행사를 통해 울산의 전통 문화를 함께 즐기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모임에 예상외로 전국 차인들이 많이 참석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강원도와 경기도의 군 단위 차인들까지 참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미안한 것은 외지에서 차인들이 많이 모인데 반해 행사장이 좁아 찻자리를 많이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초 차인회는 행사장에 회원들이 차를 대접할 수 있는 찻자리를 많이 만들어 울산 차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행사장이 좁아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다.

 이번 행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울산시도 앞으로 지속적인 전통차의 재배로 친환경 도시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심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은 최근 들어 친환경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태화강 살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쉬움은 이처럼 친환경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울산에 아직 울산브랜드로 생산되는 차가 없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후 하동과 보성은 물론이고 제주도 등 각 도시는 자신의 브랜드를 가진 차를 생산해 대외적으로 친환경 도시임을 알리고 경제적으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울산시도 시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도시를 위해서는 차의 생산은 물론이고 차의 산업화를 위해 힘쓸 때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본회가 개최한 차 문화 큰 잔치는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사가 아니고 친환경 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이런 귀중한 사업에 우리 차인들이 앞장서겠다는 다짐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울산시민들이 먼저 차의 중요성을 깨닫고 울산이 친환경도시로 거듭나는데 작은 힘을 보탰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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