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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유입·기업체 이전 등 지역 발전 장밋빛 전망
의료·쇼핑등 수도권 이용 '빨대효과'우려도 많아
대도시에 뒤지지않는 특화 상품 개발등 노력해야


다음 달 1일부터 울산도 고속철도(KTX) 시대가 열린다. KTX 2단계 구간(동대구~신경주~울산~부산)이 본격 운행되면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현실화돼 울산시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서울 등 수도권이 근접 생활권으로 편입돼 쇼핑이나 교육, 의료부문의 소비패턴이 일시에 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간 경쟁구도 심화될 듯

지역사회에서는 수도권과의 고속접근망 개통으로 인구증가, 기업체 이전 등에 따라 울산이 동남경제권의 주축으로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부풀어 있지만, 의료와 유통, 문화 등 도시 서비스가 서울 등 수도권으로 흡수되는 이른바 빨대효과(Straw Effect)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고속화는 시간과 공간의 단축으로 지역간 경쟁구조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체계적이고 치밀한 준비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KTX 2단계 구간이 오는 28일 개통식을 갖고 내달 1일부터 본격 운행되면 울산~서울간 운행시간은 2시간9분대로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시는 KTX 개통은 울산경제 및 도시 발전에 기여하고 동남광역권의 새로운 거점지역으로 성장하는 호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영남알프스와 간절곶 등 관광자원과 반구대암각화 등 세계적인 역사·문화자원을 갖고 있어 KTX와 연계할 경우 문화관광거점으로도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길천산업단지와 하이테크밸리 등 신흥 첨단산업단지 개발과 기업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공동화 '반면교사' 지적

문제는 수도권 '쏠림현상'을 걱정하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KTX 1단계가 개통된 뒤 대구는 의료·쇼핑·문화 등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빨대효과를 경험했다. 특히 환자들은 38% 이상 서울 종합병원으로 몰렸으며, 지난 2008년 한 업체 조사에서 대구·경북지역 사람들의 수도권 소비 규모가 2,500억원에 달한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울산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과 부산 등 각종 인프라가 앞선 대도시로의 접근성이 좋아져 울산지역 상권이 대도시로 흡수돼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지식정보산업의 대도시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실제 대기업 주력공장이 많은 울산은 임직원들이 수도권에 집을 두고 평일에는 울산에서 근무하면서 금요일에 귀하가는 '금귀월래(金歸月來)' 현상이 늘어나 수도권 집중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동시간 단축으로 울산시민들이 평일 낮에도 대거 수도권을 찾아 대형백화점 매장에서 쇼핑을 하거나 공연을 감상하는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오후에 돌아오는 생활이 가능해졌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KTX는 교통수단일 뿐 지역발전을 저절로 가져다 주진 않기 때문에 울산시가 대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지역경제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며 "쇠퇴 우려를 보완하고 성장 가능성을 강화할 때 울산은 교통·상업·업무의 중심기능 뿐만 아니라 첨단산업과 문화관광 등 여러 기능이 복합된 도시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환기자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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