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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날씨는 우리를 산으로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주 산행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산행하는 재미가 아주 그만인 밀양시 산외면 소재 낙동정맥의 끝자락 보두산, 낙화산, 중산1, 2봉으로 정했다. 정상으로 가는 산행길이 여러 개의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그다지 힘들지 않게 정상을 접할 수 있다. 울산에서 산행 초입까지는 승용차로 40여분을 달려야 도착된다.

미학산-보두산-낙화산-중산
절경…걷고보는 즐거움 만끽

# 오름길엔 낙락장송 뒷편엔 수십길 절벽
산행 들머리에서 오늘 산행 코스를 휘 둘러보니 거리는 결코 짧지 않다. 산 높이는 보두산(562.4m) , 낙화산(610m) , 중산(643.3m)이지만 오르내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능선길이다. 산행 시작 후 100m구간에서부터 치오르기 때문에 숨을 고르면서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겉으로 보기엔 전형적인 육산(흙으로 되어 있는 산) 모습을 하면서도 보두산 오름길과 낙화산에서 중산으로 가는 길은 아기자기한 암릉코스도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경상 남·북을 가르는 능선은 영남 알프스를 비롯한 유명산들을 조망하기엔 더 없이 좋고 능선을 오르면서 내려다 보이는 변화무쌍한 산색은 가지 못한 여름과 문득 다가온 가을이 공존하고 있는 듯하다. 보두산 정상을 향하는 산행로는 우거진 수풀과, 제대로 표시되지 않은 이정표 때문에 때론 혼돈스럽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자연산 송이 채취에 나선 사람들이 소나무 밑을 뒤지고 있다. 산행이 목적이 아닌 사람을 산에서 만나게 되면 인사하기도 꽤나 계면쩍다. 등산복에 땀이 스며들고 물병이 필요할 때쯤 보두산 정상석이 우릴 반긴다. 정상에 왔으니 이제 하산하자는 우스갯소리를 뒤로 흘리며 낙화산으로 방향을 잡는다. 가는 도중 급하게 한번 떨어졌다가 치오른 낙화산 오름길엔 낙락장송이 빽빽하고, 뒷편으로는 수십길 절벽이 위엄을 떨치고 있다.

# 중산가는 길…암릉의 연속
낙화산은 임진왜란 당시 붉은 옷을 입은 민씨부인이 왜군의 추적을 피해 정상 아래 절벽으로 몸을 던졌는데 한 송이 붉은 꽃이 떨어지는 모습과 같다]라는 설화를 되내이니 산 지명의 유래는 어디하나 무의미한 것이 없다. 낙화산 정상석을 중간에 두고조용한 점심을 즐겼다.
 점심 후 가야할 중산 그 뒤편으론 가지산을 필두로 한 영남 알프스의 늠름한 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이제 부터 내려서면 중산가는 길은 암릉의 연속이다. 여러개의 암봉을 오르내리는 중산 가는 길은 소나무들만이 빽빽하다. 중산정상을 1.2km 앞두고 나타난 이정표에는 구름동네, 석이바위등을 가리키고 있는데 무심코 지나치기에는 그 이름이 너무 정겹다. 중산1봉 정상에서 보니 육화산, 구만산, 억산, 운문산이 이어져서 가지산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하산길은 급경사 없이 무난한 낙엽길이 이어진다. 동네 어귀에 도달할 무렵 감나무에 홍시가 까치밥으로 남겨져있다. 냉큼 따서 입에 털어 넣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가을이 오는 길목엔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 마음 정화시키는 송림숲길
낙동정맥의 시발점인 비학산~보두산~낙화산~중산은 코스 전체가 울창한 송림숲길로 뒤덮혀 마치 보드라운 융단 위를 걸어가는 듯 발길이 너무 편안하고 산색은 푸르기만 해서 마음과 몸을 정화하기에는 다른 어느 명산 못지않다. 없는 길을 만들어 가고 전망 좋은 암봉들을 오르내리다 보면 보는 즐거움과 걷는 기쁨을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다. 산행에서는 고마울 일이 자주 발생 한다 목 마를때의 물 한잔이 그렇고, 다리 허리가 안 좋을때, 다쳤을때의 처방과 보호가 그렇다.
【다음산행】
△일시:10월 24일 △산행지:담양 추월산 △산행코스:추월산 입구-철계단-상봉-추월산-하늘재-수리봉-무능기재-견양동-부리기고개 △산행시간:5시간 30분 △출발지:오전 6시 40분 신복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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