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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리를 흘러온 태화강이 이야기를 풀어놓고 바다로 몸을 푸는 마지막 굽이에 만들어진 태화강 대공원. 깊어진 가을만큼 더 푸른 십리대숲을 걷는 발걸음이 신중하다.

태화강은 이야기를 담고 흐른다. 수천만년 전부터 흘러온 그 줄기에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그리고 태화루가 함께한다.
100리를 흐르는 동안 강은 사람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품고 세상을 안았다. 그러나 한 굽이 돌아갈 때마다 펼쳐졌던 이야기들은 한때 외면당했다.

강가를 걷는 사람들이 있다. 강이 만든 둔덕에 기대 삼삼오오 걸으며 강과 호흡한다. 그 호흡의 끝은 길고도 오래돼 신라와 선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내버려진듯 외면받던 땅위에 개울을 파고 나무를 심고 징검다리도 놓았다. 현재의 기술위에 옛이야기가 흐르는 산책길이다. 태화강 대공원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대숲은 여전히 푸르고 건강해진 강은 힘차다.
 글=윤수은기자 usyse@ 사진=김정훈기자 idac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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