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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항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산 먼지로 인근 기업체 근로자와 항만이용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있는데다 연안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료부원료 하역과정에서 발생한 분진이 바람에 심하게 날리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1.프롤로그

울산항이 중병을 앓고 있다. 산업수도 울산의 주력항만으로 지난 반세기를 지탱해온 울산항이 노후된 시설과 노면 하역, 비산먼지 발생 등으로 해양오염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태화강 생태 복원 등 가시적 성과에 가려진 울산항은 상대적으로 관련기관들이 항만 환경 개선 문제에 손을 놓는 바람에 날이 갈수록 죽음의 항만으로 전락하고 있다.

울산항만공사가 '클린 울산항 만들기'을 기치로 내걸고 환경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울산항의 환경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울산항 분진화물 취급 부두 등을 대상으로 현재 환경 오염 실태를 현장 점검을 통해 살펴보고 전문가그룹과 함께 대책을 강구해 본다.

1년에 분진성 화물 10개회사 1,000만톤 처리
석탄부터 사료·우드칩·비료까지 날리고 씻겨
시커먼 석탄에 뿌연 사료 뒤섞여 그대로 유입
바다오염에 세균·모기 서식처 만들어주는 꼴

울산항에서는 석탄, 사료 부원료, 우드 칩 등 분진화물의 하역 및 운송 과정에서 비산먼지가 많이 발생해 항만 근로자와 인근 주민이 비산먼지와 악취에 시달려 왔다.
 울산항에서 대한통운 등 10여개 하역사들이 연간 처리하고 있는 분진성 화물은 약 1,000만톤에 달한다. 석탄부두에서 연간 150만톤의 석탄을 취급하고 있으며, 2·3부두에서는 90만톤의 사료부원료를, 2·5부두에서는 100만톤의 우드칩이 수입되고 있다. 또 본항과 온산 1·2·3부두에서는 비료원료 100만톤과 광석류 400만톤, 모래 84만톤 등의 분진화물이 처리되고 있다.

 이들 부두에서는 화물의 하역과 보관, 출고 과정에서 비산먼지 등 분진공해로 인해 인근 사업체와 NGO 등으로부터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지난 1982년 개장한 석탄부두는 야적장이나 시설 등이 열악해 울산항의 환경을 흐르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노상야적장으로 석탄수송을 위한 상·하때 발생하는 분진과 분진 방지를 위해 뿌려대는 물로 석탄부두 출입구는 포장도로로 보기 힘들 정도다. 특히 일부 석탄침출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인근 태화강 하류 생태계까지 교란시키는 등 해양오염까지 우려되고 있다.

 2·3부두 등도 사료원료 등에 대한 야적작업을 벌이면서 나오는 먼지가 수백미터 떨어진 간선도로에까지 날려들어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비산먼지로 인근 S업체의 경우 해마다 수십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는 등 기업활동에도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열악한 부두 환경 때문에 울산항 전역이 세균들이 서식하기 좋은 오염지역으로 전락했다.

 국립울산검역소가 지난달까지 10개월간 울산항 항내 해수(해안선으로부터 200m 이내 수역)에 대한 전염병 병원체 감시사업을 벌인 결과 260회의 검사에서 감염시 치명율(40~60%)이 높은 비브리오 패혈증(51건)을 비롯해 장염비브리오(186건)와 비병원성 콜레라균(15건) 등 무려 252건의 인체 유해성 세균이 검출됐다. 하수(합류 혼합지점)에서도 208회 검사에서 181건의 세균이 검출됐다. 결국 깨끗하지 못한 부두 환경이 각종 전염 병원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해마다 일본뇌염 주의보가 내려질만큼 울산항 인근지역은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 모기유충이 서식할 만한 오염지역이 부두에 걸쳐 넓게 분포해 있는 것이다.
 울산항 관계자는 "부두내 오염상황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될 상황에 이르렀다"며 "항만근로자들은 물론 지역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연안부두의 환경을 개선해 세균서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반=정재환.박송근.최재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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