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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베이어 구동 시설에 쌓여 있는 석탄가루.

4.석탄부두(하)

울산항 환경오염의 중심에는 대한통운의 악덕상혼이 숨어 있다. 석탄부두 운영사인 대한통운은 울산항을 통해 지난 30여년간 막대한 수익을 거둬 들였지만 부두 환경 개선사업에는 뒷짐을 지고 있었다. 그나마 올해 석탁부두 환경개선사업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효과에 대해선 의문이다. 석탄부두의 비산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는 크게 하역과 야적 두 가지 공정에서 야기된다. 대한통운은 비용부담이 많은 하역과정에서의 개선방안은 도외시하고 야적에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1982년부터 부두 운영 천문학적 수익 올려
30여년만에 첫 환경 개선 투자도 야적장 겉치레 치중
실제 오염 비중 높은 하역·운송시설은 대책없이 방치
전문가 등 참여 조사단 구성 근원적 해결책 모색 시급

 
#대한통운 야적장 개선 '생색내기'

울산항 석탄부두에 야적된 석탄가루는 대부분 덮게가 없는 상태에서 보관되고 있다. 방진막 높이는 야적된 석탄의 절반 높이를 겨우 넘을 정도여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외부로 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위반이다.
 대한통운은 석탄부두를 이용하면서 연간 8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2년부터 석탄부두를 이용해오고 있는 대한통운의 수익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한통운이 지역의 환경개선을 위한 투자는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지난 6월 시작한 석탄부두 환경개선 사업이 처음이다. 이 공사는 석탄야적장 및 배수로 축조공사로, 야적장 전체 11만7,000㎡의 부지를 30cm 두께의 콘크리트로 포장하고 주변에 15m 높이의 옹벽과 방진막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배수로도 새로 축조하고 살수시설도 추가할 방침이다. 대한통운은 이를 통해 기존 비산먼지의 95%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만으로는 석탄부두 환경개선의 실효성에는 의문이다. 야적보다 비산먼지가 더 많이 발생하는 하역 및 운송작업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알맹이 없이 곁모습만 포장하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환경개선사업에 들어가는 예산도 실제 공사 소요 예산보다 더욱 부풀려진 '생색내기'용 땜질처방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하역·운송시설 개선대책 전무

부두내 시설 중 가장 노후화돼 석탄분진과 소음 등의 주원인으로 지적되는 석탄운송용 컨베이어에 대한 대책 없이는 석탄부두의 환경개선은 요원하다는게 항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에코호퍼' 등 상·하차 과정에서부터 원천적으로 먼지발생을 억제하는 설비를 갖추고,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를 집진시설을 갖춘 밀폐형으로 전면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코 호퍼는 깔때기 입구에 공기를 분사해 이른바 '에어커튼'을 설치함으로써 먼지를 1차 차단하고, 이 과정에서 후드로 흡입된 공기는 먼지를 걸러 다시 에어커튼용 공기로 사용하는 무배출 순환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인천항만공사에서 시연회를 거친 이 호퍼는 종전 호퍼에 비해 비산먼지 발생을 약 78%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컨베이어에 집진 시설을 갖추려면 60억원이 더 필요하고, 집진시설을 갖춘 컨베이어로 교체하려면 100억원도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며 "부두운영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금액이 소요된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황인석 녹색에너지포럼 사무국장은 "울산항만공사와 대한통운이 추진하고 있는 (석탄부두) 환경개선사업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힘든 만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통해 근원적 해결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 관계자는 "석탄부두 운영업체의 환경개선 관련 사업은 이번이 첫 투자로 거의 방치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환경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정재환·박송근·최재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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