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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허파 역할을 하는 문수산에 위치한 문수사 주위가 절정에 이른 가을 단풍으로 고즈넉 함이 한층 더 하고 있다. 문수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로《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절이 자리한 문수산은 신라와 고려 때는 영취산(靈鷲山) 또는 청량산(淸凉山)이라고도 하였다.

소임을 다한 생명의 끝이 저리도 찬란하다.
풋풋한 연초록의 잎이 이제 노랗고 붉은 수의를 입었다.
자연의 섭리 앞에 잎을 떨어뜨리는
나무의 겨울나기는 이렇듯 장엄하다.
소리 없이 봄을 기약하는 화엄의 세계다.
그 불타는 숲 가운데 간절한 기원이 있다.
깎아지른 절벽 위 절집에서 이어온 수능백일기도.
사람의 나약함은 때론 절대적 존재에게 기원과 의지로 위안을 얻는다.
부처 앞에 머리 조아리는 어미의 간절함에
지나는 바람마저 숨죽인다.
단풍잎 하나, 문득 화두처럼 붉게 타오른다.
글=김지혁기자 usjl@ 사진=이창균기자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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