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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의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운영중인 '신고리 건설현장 안전체험교육장'. 신고리 건설현장 뿐만아니라 지역의 안전문화정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채완희) 신고리 제2건설소(소장 이순형)의 직원뿐만아니라 신고리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협력업체 등 모든 근로자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그 효과가 지역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다. 시공사가 아닌 발주처가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첫 사례로 꼽히는 '신고리 건설현장 안전체험교육장'을 소개한다.

신고리 안전체험장, 울산지역 안전문화정착 '일등공신'
이론 후 바로 실습…안전의식 고취·위기상황 대처법도
"협력업체 직원까지 1만여명 교육…외부에도 개방 할것"

#지난 3월 준공…1만명의 건설근로자 교육 이수
신고리 제2건설소가 운영중인 안전체험교육장은 신고리 3, 4호기 건설공사 안전을 위해 건립됐다. 지상 3층, 연면적 1,431㎡ 규모로 지난 2009년 12월 착공해 2010년 3월 25일 준공됐다.
 기존 시공사 주관의 안전체험교육장과는 달리 발주처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명품 원전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건립된 안전체험장은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설사업 전반에 걸친 선진 안전문화를 조속히 정착시키고자 한국 산업안전보건공단과의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안전 교육 및 안전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4월 말부터 교육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모두 1만명 가까운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이 교육장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신고리 3, 4호기 건설현장이 무재해 3배수(1,200일)을 달성한 것과 관련해서도 안전체험교육장 운영이 산재예방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고리 원자력은 현재 3, 4 호기가 건설중에 있으며, 향후 5, 6호기 건설공사가 계속될 예정이어서 안전체험교육장의 활용도는 앞으로 더 크다 할 수 있다.
 

   
▲ 안전체험교육장 김병기 교수가 전도체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체험위주의 교육
교육은 크게 이론 교육과 체험교육으로 나뉜다.
 1층 실내안전교육장에서 산재사고로 고통을 받고 있는 당사자나 가족들의 애환 담은 내용의 영상물 시청함으로써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이후 간단한 이론교육을 받고 바로 안전체험교육장으로 이동해 '개구부 추락시험'을 경험하게 된다.
 개구부에서 추락시 몸에 느껴지는 충격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작업자 스스로 건설현장에서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대와 고리 사용을 비롯한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게 된다.
 사다리체험에 이은 안전벨트체험에서는 엉덩이까지 받춰주는 그네식 안전대와 허리만을 잡아주는 일자식 안전대의 차이를 직접 매달려 경험하게 된다.
 또, 안전모를 썼을 때와 벗었을 때를 비교 체험할 수 있는 안전모충격체험에서는 덥고 귀찮아 소홀할 수있는 안전모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다.
 2층에는 파이프트렉구조 전도체험과 가설비계 체험, 난간대 전도체험 등 7가지 유형의 안전프로그램에 따라 교육을 받게 된다. 3층에서는 심폐소생체험교육과 가설전기, 가스누출체험을 비롯해 화재발생시 대처법을 알아보는 소화기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안전체험교육장은 이론 보다는 체험위주로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현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포인트를 직접 체험토록 하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교육에 참가한 발전부 이용수(48) 차장은 "30년가까이 현장에서 일을 해왔다. 이날 교육을 통해 나 혼자만의 안전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됐다"며 "현장에 나가서도 나 자신뿐만아니라 가족과 동료들을 위해서 안전에 대한 사소한 것 하나 소홀치 않고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전체험교육장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김병기 과장은 "지난해 산재 통계를 대비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산재로 인해 5분 22초마다 1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 4시간마다 1명씩 사망하고 있다"며 "이는 하루 평균 268명이 산재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누구나 산업재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 치지 않는 게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 안전체험교육장 김병기 교수가 노사합동 체험장에서 간부직원과 일반직원들의 화합과 안전을 도모하는 의미에서 줄을 매달아 안전 구호를 외치게 하고 있다.

#지역 안전문화 정착으로 확산
신고리 건설현장 안전체험교육장의 교육효과는 신고리 원전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의무교육 대상이 이 곳에서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출입구를 통제하는 청원경찰도 안전교육을 받아야한다. 이는 안전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채원희 고리본부장의 의지 때문이라고 한다.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인원까지 파악하라는 '특별 지시'까지 내릴 만큼 채 본부장은 안전을 통한 원전건설 경쟁력을 촉구하고 있다.
 채 본부장의 안전에 대한 관심에서 협력사 직원들도 예외일 수 없다. 이 때문에 신고리 원전에서 일을 하는 모든 협력업체 직원들도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지역 모든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짐으로써 교육의 효과는 신고리 건설현장을 벗어나 울산지역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다.
 한수원의 발전소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한전KPS 노재홍 과장은 "지금까지 안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회사 자체에서 이론위주의 교육을 해왔다. 이론 위주의 지루한 교육 탓인지 직원들의 호응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며 "체험 위주로 진행되는 신고리 안전체험교육장에서 교육을 받은 직원들의 호응이 너무 좋아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모든 직원들을 교육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최근 700여명 정도가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에서도 한건의 사고없이 마칠 수 있었던 것도 한수원이 운영하는 안전체험교육장의 교육 효과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현장에 투입되는 모든 직원을 교육에 참여시킬 계획이다"며 한수원의 배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병기 과장은 "지금까지 한수원 직원을 비롯해 신고리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모든 협력업체 직원들 등 1만명 가까이 교육을 이수 했다"며 "신고리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업체 뿐만아니라 시설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외부 업체들에게도 개방해 지역에서 일하는 모든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는게 한수원 안전체험교육장의 목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락현기자 rhkim@ulsanpress.net
 사진=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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