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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강호돈 부사장(오른쪽)이 20일 오전 비정규직 노조가 엿새째 점거 파업중인 울산1공장을 찾아 퇴거통고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농성자들이 진입을 가로막는 등 몸싸움이 빚어져 중재에 나선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에게 대신 전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비정규직노조 파업으론 사상 최대
신형 엑센트 출시 시점 타격 더 커
지역사회가 해결 나서야 여론 대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정규직화를 촉구하면서 벌이고있는 공장점거파업이 21일로 일주일째를 맞는 등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파업이후 맞는 첫 주말을 맞았지만 대립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회사측이 퇴거요청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충돌이 발생하는 가 하면, 집회중이던 비정규직 조합원 황모(34)씨가 분신을 시도하는 등 분규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대차의 생산차질도 90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으로는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베르나·신형엑센트 생산 1공장 점거

현대차는 이날 현재까지 울산공장 1공장에서 차량 7,732대를 생산하지 못해 903억원의 생산차질(매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1공장에서는 베르나와 클릭, 신형 엑센트를 만들고 있다. 특히 신형 엑센트의 경우 새로 출시되는 시점에서 공장점거파업이 이뤄져 타격이 적지 않다는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파업 전에는 하루 10시간씩 정시근무에다 잔업까지 있었지만 모두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하루 생산차질액이 대략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22일에는 생산차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이 2006년 이후 4년만에 처음 이뤄지는데다 생산차질액 규모도 사상 최대다. 사태가 이처럼 악화일로를 치닫자 현대차 사태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호돈 부사장 퇴거요청서 전달 과정 몸싸움

강호돈 현대차 대표이사 부사장(울산공장장)은 지난 20일 비정규직 노조가 점거파업 중인 울산1공장을 찾아 불법으로 점거 중인 공장시설물에서 즉각 나와달라는 요지의 퇴거명령서 전달을 시도했다.
 그러나 관리자 수백여명이 강 대표이사가 점거파업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길을 터놓으려 하자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이를 저지하고 정규직 노조의 집행부 간부들과 대의원들도 막아서면서 서로 밀고 당기는 심한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비정규직 조합원이 관리자들에 의해 끌려나와 귀가 조치되고 일부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1시간 30여분간 노사간 몸싸움이 빚어지면서 강 대표이사는 결국 퇴거명령서를 비정규직 노조에 전달하지 못하고 이경훈 현대차 정규직 노조위원장에게 전한 뒤 사태해결 협조를 촉구하고 점거파업 현장을 떠났다. 강 대표이사는 퇴거명령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등의 부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강 부사장은 "현재 손해뿐만 아니라 추가 손해에 대해서도 엄정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퇴거명령을 거부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사내하청노조와 조합원들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밝힌다"며 회사측의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비슷한 시간 울산 4공장 정문앞에서도 비정규직 조합원 170여명(경찰 추산)이 점거파업 중인 1공장에 동참하려고 공장으로 진입하려다 사측에서 물과 소화기 등을 뿌리면서 막아서는 등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노총 지원 집회서 조합원 1명 분신

민주노총 주관으로 이날 오후 울산공장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조 파업 지원집회에서는 비정규직 조합원이 분신을 시도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비정규직 조합원 황모(33)씨는 갑자기 집회 무대위에 올라 가지고 있던 생수통 안에 있는 기름을 몸에 붓고 불을 붙였다. 인근동료들이 조속히 진화에 나서 황씨는 얼굴과 손발에 3도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분신 이후에도 문화제형식으로 집회를 계속이어나갔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21일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 황씨의 분신 시도와 관련, 현대차를 상대로 정규직화 교섭 등을 요구했다.
 또 민주노동당 주관으로 전국당원결의대회를 울산공장 인근에서 가지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여 나갔다. 김락현기자 r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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