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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이수한 다문화 여성들이 운영하는 북구청 1층 민원실 내 위치한 '다(茶)드림(Dream) 카페'는 편안한 분위기속에 저렴한 가격으로 원두커피와 휴식을 즐기며 담소를 나눌수 있어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전문가가 뽑은 커피여서 그런지 맛이 다르고, 아담한 분위기가 마음에 듭니다"
 북구청 1층 민원실 앞 로비에는 지역의 다른 구청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곳이 있다. '다드림 카페' 2호점이 그 곳이다.


 지난 23일 오후 북구청내에 커피 전문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카페에는 곳곳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규모가 좀 작았지만 여느 카페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구청에서 운영하는 여성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는 주민 안경애(51·화봉동)씨는 "민원업무를 보기 위해 구청에 왔는데 우연히 합창단원을 만나 이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며 "한달전만 해도 이 곳은 긴 의자와 커피자판기가 전부였는데 예쁜 카페가 들어서니 구청 전체가 더 편안한 곳으로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천곡동에서 민원서류를 떼러 왔다는 이인(58)·남해숙(52) 부부는 "구청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커피향에 매료됐다. 둘이서 함께 카페에 온지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는 것 같다. 외국인 커피 전문가가 직접 만들어주니 맛이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청 민원실 내 작은 카페 '다드림 카페 2호점'은 지난달 20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1층 민원실 중앙 휴게공간 35㎡에 총 2,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꾸며진 북구청 '다(茶)드림(Dream) 카페'는 구청을 찾는 주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주민들이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와 휴식을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일반 카페 못지않은 인테리어로 주민들에게 아늑함을 선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드림 카페 2호점에는 바리스타 과정을 이수한 다문화 여성 3명이 근무하고 있다. 바로 이주여성의 자립과 지역사회 적응을 돕는 것이다.
 다드림 카페를 운영하는 '다문화여성 취업인큐베이팅 다드림 사업단'은 지역의 사회복지법인 어울림재단이 이주민 여성의 취업과 자립, 사회적응 등을 위해 구성했으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지난해 9월 북구종합사회복지관 1층에 문을 연 1호점에는 이주민 여성 8명이 2인1조로 교대근무를 하며 자립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북구청이 다드림 사업단과 협조해 구청 민원실 내에 2호점을 설립한 것이다.


 특히 이번 카페 입점은 공공기관에 사회적 기업이 입점한 전국 최초 사례로, 사회적 기업의 적극적인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북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문을 연 1호점과 같이 다드림 사업단이 카페를 직접 운영하고, 수익금으로 다문화 여성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수 있어 사회적 기업 육성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기석 다드림 사업단장은 "이주여성들은 카페 일을 시작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빠른 적응은 물론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며 "이 카페는 낯선 한국 땅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울산에서 지역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문화를 공유하며 다문화 가정의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송근기자 song@


"힘들어도 동료와 웃으며 일할 수 있어 행복해요"

   
▲ 다드림 카페 2호점의 간판 바리스타인 중국인 탄홍씨가 정성껏 커피를 만들고 있다.
#바리스타 탄홍씨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향긋한 커피향 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가진 탄홍(35)씨. 탄홍씨는 이 카페에서 베트남 동료 2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우리말 실력이 유창하다 싶었더니 울산에 온지 벌씨 5년째란다. 중국 길림성이 고향인 그녀는 결혼과 동시에 남편을 따라 울산으로 왔다고 했다.


 차츰 한국말이 익숙해지면서 그녀는 가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지난해 어울림복지재단의 바리스타 양성과정을 이수했다. 그와 동시에 북구종합사회복지관 내 다드림 카페 1호점에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탄홍씨는 "막상 시작하고 보니 처음에는 생소한 커피이름 때문에 엉뚱한 커피를 주는 등 실수도 많았다"며 "하지만 지역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고, 동료들과 항상 웃으며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웃음 지었다.


 언제나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 그녀지만, 그녀에게는 남모르는 아픔이 있다. 결혼과 동시에 남편을 따라 울산에 왔지만, 갑잡스런 사고로 남편이 크게 다치면서 사실상 집안의 가장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힘들 때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딸을 자랑스러워하는 부모님을 생각한다는 탄홍씨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 일이 힘들어도 즐겁다"며 "정성이 가득담긴 커피를 정많고 친절한 남편을 닮은 한국 사람들에게 다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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