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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정규직 노조원들이 비정규직 사태와 관련한 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김정훈기자 idacoya@

노동계 협의마저 거부…정규직 파업 찬반투표 돌입
부결시 강력한 응원군 상실…투쟁동력 손실 불보듯
사측, 농성자 전원에 30억 원 추가 손배소 제기 압박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사내하청) 노조가 교섭을 전제로 점거농성을 풀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총파업 전 사태해결을 위한 정규직 노조의 노력이 무산됐다.
 현대차 정규직 노조는 결국 금속노조의 총파업 지침에 따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나섰다. 회사측도 교섭제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법 점거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비정규직 노조를 압박했다.
 
#오늘 오후 찬반투표 결과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와 협의를 통해 농성 해제 후 사측과 교섭을 벌이려 했으나 비정규직 노조가 거부하자 8일 전체 조합원 4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9일 밤늦게 나올 예정이다.
 이번 파업 찬반투표는 금속노조가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총파업을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정규직 노조는 노조의 규약에 따라 전체 조합원이 이번 투쟁에 동참하길 바라는 지 의사를 묻는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기 위해 투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찬반 투표 돌입에 앞서 이날 새벽까지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와 금속노조 대표회의를 갖고 사태해결 방안을 찾으려 했으나 비정규직 노조가 참석하지 않아 회의를 열지 못했다.
 정규직 노조는 이번 사태가 총파업이라는 극한의 상황까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교섭 개최와 동시에 농성해제 라는 중제안으로 비정규직 노조의 점거농성을 풀려고 했으나, 이 같은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 갔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비정규직 노조의 불법 장기농성에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않아 파업 찬반투표에서 부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찬반투표가 부결될 경우 파업중인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정규직 노조의 지지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어 비정규직 노조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하루 전체간부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동참한 간부들은 울산으로 집결하여 집회를 개최했으며, 오후 7시에는 울산 북구의 오토벨리 체육관에서 금속노조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총파업 계획을 논의했다.
 
#노사분규사상 사상최다금액

지난 7일 정규직 노조에 4자(현대차, 정규직노조, 사내하청, 하청노조) 또는 5자(금속노조 포함) 교섭을 요구한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조의 거부로 교섭이 무산되자 농성해제를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울산공장에서 불법 점거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323명 전원을 대상으로 총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울산지법에 냈다. 또 지난달 15일 울산공장 시트사업부 무단점거 시도과정에서 작업을 방해한 하청노조의 전모 시트사업부 대표 등 8명에 대해서도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로써 이번 공장 점거사태와 관련, 현대차가 제기한 손배소송 대상은 총 419명, 전체 청구액은 162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소송 규모는 노사 분쟁 관련해 인원 및 청구금액 면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날 오전 6시까지 차량 2만6,761대를 만들지 못해 역대 최대인 3,003억의 생산차질액(매출 손실)을 입는 등 하청노조의 불법적인 점거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향후 점거농성 중인 울산 1공장에 대한 휴업조치 단행, 공권력 투입 요청 등 추가 조치를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 6일 하청노조의 방해 자동 유리장착 공정의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실패한 1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이날 오후부터 다시 재개했다. 전력공급이 중단된 자동 유리장착 공정을 최종 품질 관리 공정에서 수작업으로 유리를 장착하는 방법으로 가동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r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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