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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테니스공야구클럽 '마구마구' 회원들이 일요일 아침 훈련을 마치고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 지난해 관중 590만명' 2008년 시작된 야구 열풍은 야구가 축구와 견주는 국민스포츠가 되게 했다. 국민생활체육회 야구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3,357개의 사회인 야구단이 있으며 동호인 수는 약 10만여 명에 이른다. 실제로 등록되지 않은 팀까지 고려한다면 이보다 족히 두 배는 더 된다는게 야구연합회의 설명이다. 이처럼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은 야구를 울산에서 조금 색다르게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야구단 중의 하나로 평범하게만 보이는 '마구마구' 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통 야구단들과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야구를 할 때 사회인 야구단이 주로 사용하는 연식구가 아닌 테니스공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회원 70여명…오프라인 30여명 활동

울산테니스공야구클럽 마구마구(감독 김준구·총무 원양우·cafe.daum.net/ulsantbc)는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위험이 있는 야구공 대신 안전한 테니스공으로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처음엔 저희도 다른 사회인 야구단과 똑같이 연식구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경기를 하며 공에 스치기만 해도 피부가 찢어지는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다보니 대부분 직장인이거나 학생인 저희들의 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었어요"

 울산테니스공야구클럽의 회장이자 '마구마구'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김준구(43)씨. 그도 야구를 즐겨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김 감독의 경우처럼 사회인 야구단 대부분 단단한 연식구를 사용하는데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선수들은 빈번히 부상을 당한다. 또 야구를 즐기는 사람에 비해 경기장은 턱없이 부족해 장소가 없어 경기를 못하기가 부지기수이다. 이런 단점 때문에 처음 야구에 관심을 갖더라도 계속 즐기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팀원 모두가 야구를 계속 하고 싶었기 때문에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함께 고민한 끝에 테니스공 야구를 생각해 냈어요. 아직은 생소한 '테니스공 야구리그'를 울산에도 만들어 보자로 결심했고요"

 '테니스공 야구'는 경기에 야구공 대신 테니스공을 사용해 일반 야구와 약간의 세부적인 룰이 다를 뿐 전체적으로 비슷하게 진행되는 변종 야구다. 김씨의 경우와 비슷한 이유로 생겨나기 시작한 테니스공 야구리그는 지난 2002년 '한국테니스공야구협회(KTBA)'가 출범해 현재 전국적으로 약 6,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저렴한 장비·안전한 경기…울산서 8개팀 맹활약

   
▲ '마구마구'팀 김준구 감독이 훈련에 앞서 회원들에게 지침을 공지하고 있다
 현재 71명의 회원이 가입돼있으며 25명이 활동하고 있는 '마구마구' 야구단은 지난 2006년 6월 창단했다. 처음엔 학연, 지연을 통해 마음 맞는 선후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총인원 30명의 체계적이고 조직화 된 사회인 야구단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테니스공으로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은 울산에서는 현재 '마구마구'를 비롯해 8팀뿐이지만 전국적으로는 200여개 팀이 있는 등 이미 상당부분 활성화가 됐다. 때문에 지역별로 리그제를 운영하면서 상호 교류를 가지면서 운동과 친목도모에 나서고 있다.

 "저희 팀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함께 어우를 수 있는 팀웍이 최상의 장점이에요"
 실제로 이팀은 올해 처음 열린 울산테니스볼야구리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재 '마구마구'팀이 소속된 울산리그는 크로커다일·블랙호크·콩닥콩닥·쪼야·로얄패밀리·티쳐·삼성SDI클럽 등 8개팀이 활약하고 있으며, 내년도에는 주기적인 클럽 대항전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연식구로 야구를 즐기는 사회인 야구선수나 테니스공으로 야구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테니스공 야구가 동네 애들 수준의 야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테니스공 야구는 적은 부상 위험성으로 인해 더 적극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된다. 팀에 따라서 초·중학교에서 야구를 즐겨하던 선수들이 포진돼 140㎞ 이상을 던지거나 커브 등의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가 있는 등 수준도 높다.

일요일마다 연습…최상의 팀워크로 올 첫 리그 '우승'

 김 감독은 "창단 초기에 테니스공 야구를 우습게보던 사람들이 같이 훈련하고 게임을 한 후에 팀의 고정 팬이 되거나 선수로 함께 즐기는 분들이 됐어요. 공만 틀릴 뿐 수준면에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함께 한번만 즐겨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거에요"라며 테니스공 야구만의 색다른 재미를 설명했다.

 테니스공 야구의 또 다른 장점은 저렴한 장비구입비용에 있다. 장비의 질에 따라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몇백만원까지 이르는 고가의 장비는 사람들이 야구를 즐기는데 주저하게 만든다.
 김 감독은 "테니스공 야구는 공에서부터 매우 안전해요. 그래서 일반 야구에 비해 저렴하게 장비를 구입할 수 있죠. 안전에 대한 걱정이 적다보니 경기할 장소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고요"라며 웃었다.

 이어 "회원들이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명촌 강변운동장에 모여 연습경기와 개인훈련을 실시하고 있어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수 있으니 많은 문의바랍니다"라며 팀의 홍보도 빼놓지 않는다.
 알고보면 무궁무진한 매력이 있는 테니스공 야구. 마구마구 팀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테니스공 야구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세요!"
 서승원기자 usssw@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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