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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임철우의 '등대 아래서 휘파람'이 떠올랐다.
단편 단편이 하나로 묶인 작가의 성장소설이었었나 그랬다.
가을 어디쯤이었을까?
등대아래서 한 여자에게 그 소설 중 '포도씨앗의 사랑'을 얘기해 준 적이 있었다.
담배연기를 피해 멀어지는 그녀를 잡기 위한 수작이었다.

한 해가 간다.
시간의 연속성에서 단락을 구분한다는 것이 부질없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분절시킨 단편 하나하나가 모여 인생이라는 장편소설이 완성된다. 2010년 내가 쓴 단편은 구성이 탄탄했는지, 해피엔딩인지, 결말은 어떻게 낼 것인지….
인생이 소설이나 시는 아니더라도 그 흉내정도는 내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어떤 이의 말처럼 삶은 여전히 어렵고 무겁다.
겨울바람이 매서웠다.
저기 매일 태양을 잉태했던 바다의 뜨거움은 식은 지 오래다.
그러나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뜰 것이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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