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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조직은 크게 세갈래로 나뉘어 져 있다. 국민파(NL계열), 중앙파, 범좌파(PD계열)가 그것이다.
 국민파(실노회)인 정갑득 후보가 산별 금속노조 초대 위원장에 당선됨에 따라 현대차 노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전국조직의 위원장이 됐다. 민주노총에 이어 금속노조까지 비교적 온건파로 불리는 국민파가 장악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오는 8일 실시되는 우리나라 단위 사업장 최대 조직인 현대차지부의 지도부 선거에서 과연 어느 조직이 입성할 것인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현대차 지부장 선거에 등록한 후보는 모두 3명. 자주회의 최태성, 민투위의 이상욱, 현장연대의 홍성봉씨 등이 있지만 노조 안팎에서는 자주회와 민투위를 2강으로, 현장연대를 1약으로 구분하고 있다.
 현대차 내 국민파 계열은 실노회와 실노회에서 분리된 자주회가 있다. 두 조직은 십여년 전 분리되는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상당한 갈등을 보였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연합을 맺었다. 따라서 최태성 후보가 현대차 지부장이 되면 우리나라의 노동은 그야말로 국민파의 세상이라 할 수 있다.
 최태성 후보진영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현대차를 잇는 핫라인을 구상하며 조합원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현대차 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 보여준 지지를 현대차지부까지 이어지도록 구애를 하는 형국이다.
 반면 범좌파 계열의 후보는 나머지 1강을 주도하고 있는 민투위의 이상욱 후보 진영다.
 이상욱 후보진영 쪽은 금속노조의 결선투표를 현대차와 '기아차+대우차'의 대결로 단정하고 있다. 사실 현대차 조합원들이 단사주의(단위 사업장)에 입각해 정갑득 후보를 지지한 것이지 노동운동의 계파를 보고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때문에 이 후보 진영은 상위단체와는 별개로 현대차노조의 안정과 각종 비리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조합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전국조직을 장악한 국민파에 현대차 지부만은 내줄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함께 노동운동의 한 줄기인 중앙파로는 현 현대차 노조 집행부인 민노회가 있다. 민노회는 현재 암묵적으로 자주회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민투위가 기념품 납품비리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현 집행부의 조기퇴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초대 지도부 선거에 있어 조합원들의 선택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로 이어지는 '국민파 핫라인'으로 구성될 것인지 아니면 현대차 노조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견제세력으로 남을 것인지를 판가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현대차 지부의 선거가 어느해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송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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