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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이 고입선발시기 개편, 희망배정 상향조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지만 교육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때문에 수요자의 요구도 수용하면서 부작용도 막기 위해서는 '학교의 지역안배 정책'이 우선돼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2년부터 3단계 고입선발·희망배정률도 상향
지역별 일반·특성고 비율달라 배정 불균형 초래
고교불평등 우려 속 학교 분산배치 요구 목소리


 
# 학교선택권 확대
빠르면 2012년부터 '전·후기' 2단계로 나뉘어진 현행 고입선발시기를 '가·나·다'군 방식의 3단계로 시범 확대하는 방안이 울산에서 검토되고 있다. 또 지역 학생들이 희망하는 학교에 갈 수 있는 비율인 희망배정률을 현행 60%에서 늦어도 2014년까지 최대 80%(70~80%)로  높이는 계획도 수립됐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단계가 1단계 더 늘어나고, 일반고나 특성화고의 경우 첫 단계에서 탈락하더라도 다음단계에서 재지원할 수 있게 된다. 또 평균 1만3,000여명에 이르는 중3 학생 중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희망배정받게 되는 숫자는 현재보다 최대 2,600여명(80%일 경우) 증가하게 된다.

# 교육불평등 우려
고교 선택권 확대의 골자는 학교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자신의 특성에 맞는 곳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길도 넓힌다는 데 있다. 그러나 지역 간 고교 유형 및 수용규모 등이 불균형한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학생간 선택권 불평등이 심화되고 원거리 배정 등 혼란도 가중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 5개 고교 학군 중 동부학군은 자율형사립고인 현대청운고, 자율형공립고인 문현고, 과학중점학교인 방어진고, 나머지 일반고 등 다양한 유형의 학교를 갖추고 있고 수용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반면 북부는 일반고만 6곳이 배치돼 있어, 선택권에서 상대적인 한계를 느낀 학생들이 거리가 가까우면서 자율형사립고인 성신고, 과학중점학교인 중앙고 등 다양한 학교를 갖추고 있는 중구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학교가 다양해진 대신 정원이 축소되면서 가뜩이나 수용규모가 적어진 중부학군 내 남학생 중 100여명이 북부 지역 등으로의 원거리 배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학생수가 많은 남부학군은 고고가 16곳에 이르지만 이 중 15곳이 일반고이며, 나머지는 과학중점학교 1곳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좁은 상황이며, 언양특수학군의 경우에는 일반고 마저 경의고 1곳 밖에 없어 평균 150여명의 중3학생들이 남부학군인 범서고로 넘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부터 균형있는 학생 수용과 근거리 배정을 원칙으로 한 다학군제가 도입되고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학교가 다양화됐지만 형평성있는 학교 배치가 수반되지 않은 탓이다.

# 학교 지역안배 우선
학교 선택권을 더욱 확대하면 이같은 교육불평등도 그만큼 심화될 것이 뻔한만큼 이에앞서 학교의 지역안배 정책이 실현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학군별 일반고의 수용 규모를 형평성 있게 맞추고, 이보다 교육과정이 특성화되고 학생들을 우선선발하는 특목고, 자율고, 과학중점학교 등 다양한 학교의 분산배치가 뒷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학교 선택권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교육불평등 문제도 잠재해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선 언양특수학군의 경우 2013년 언양고가 신설되면 남구학군으로의 이동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나머지 학군에도 과학중점학교와 자율형공립고 등을 추가지정하는 방식으로 학교 균형 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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