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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의 적설량이 12.5㎝를 기록하면서 기상 관측 이래 두번째로 많은 눈이 내려 4일 오전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아산로는 출근길에 나선 많은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울산지역에 지난 3일부터 4일 새벽까지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12.5㎝의 눈이 내리고, 영하의 기온에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지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속출했다. 특히 더딘 제설작업 때문에 하루동안 3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10여명이 다치는가 하면, 비닐하우스가 파손되는 등 인적·물적피해도 이어졌다.


공무원 4,000여명·장비 103대 투입 역부족
새벽에 대부분 얼어붙어 정체에 교통사고 속출
일부택시·버스 운행 안해 교통대책 허점 노출
피해 집계도 제각각…市 재난대책 점검 시급



# 공무원 4,000여명 투입 폭설 대응
4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일부터 내린 폭설로 출근길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이날 새벽 4시부터 전 공무원 비상근무발령 등의 조치를 내려 제설작업에 적극 나섰다.
 작업에 동원된 인력만 4,086명에 달했고, 제설기 23대, 살포기 28대 등 총 103대의 장비를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염화칼슘 71톤, 모래 72㎥ 등을 중구 17구간(성안로 등), 남구 15구간(두왕로 등) 등 지역 내 주요 간선도로 56곳에 살포했다.

 아울러 시는 대중교통수단의 안전 및 정시운행 대책으로 시내버스 370대에 스노우 체인을 장착해 운행토록 사전 조치하는 등 안전 수송에도 힘을 쏟았다. 시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설에도 공무원, 장비 등을 총동원해 출근길 교통난 등 시민불편을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 꽁꽁 언 출근길 사고 잇따라
이같은 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2.5㎝의 기록적인 적설량을 기록한 4일 울산은 도로가 얼어붙는 바람에 출근길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어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지각한 것은 물론, 교통사고 등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일부 택시가 바가지 요금을 승객에게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 택시와 버스도 제대로 운행되지 않아 출근길 시민들은 그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날 오전 7~9시께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 일대와 공단으로 향하는 공업탑~수암로 구간, 현대자동차 및 협력업체, 현대중공업 등이 있는 북구·동구의 아산로, 효문사거리~염포로 구간, 경주로 향하는 7호국도 등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울산 교통관리센터는 "도로가 얼어붙어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는 바람에 길이 많이 막혔다"면서 "출근시간이 지난 9시 이후에도 아산로와 효문사거리, 7호국도는 여전히 정체됐다"고 말했다.
 또한 북구 마우나 고개와 무룡터널, 주전고개, 울주군 운문고개와 소호리 등 10곳의 교통이 통제되고, 일부 도로 기능이 마비되면서 시민들이 버스정류장에 대거 몰리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 밤사이 내린 눈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오전 8시40분께 남구 공업탑로터리에서 야음동 방향 도로에서 시내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앞서 달리던 승용차 2대와 추돌하고 인도를 침범하고서야 멈춰서는 등 크고 작은 사고로 혼란이 가중됐다. 당시 승객 40여명은 다치지는 않았지만, 버스에서 내려 꽉 막혀 있는 도로에서 마땅한 대체 교통수단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회사에 지각하는 근로자들이 속출했다. 석유화학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평소보다 40분 정도 늦었다"며 "회사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평균 20분 정도 지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의 제조업체 관계자는 "평소 출근이 8시까지지만 오늘은 빙판길에 출근버스가 속도를 낼 수 없어 9시가 다 돼서야 도착한 버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 대중교통 대책 미흡 시민 불만
울산시는 교통혼란이 우려된다며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했지만, 이날 울산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버스 시스템에 문제가 많아 출근에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이 다수 올라왔다.
 게시판에서 시민 김모씨는 "1시간 동안 평소 많았던 버스는 오지 않고 좌석버스만 1대 지나갔다"며 "택시회사도 기사들한테 운행하지 말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하는데 시민은 몇 시간 동안 정류장에서 벌벌 떨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다른 도시처럼 지하철을 건설하든지 폭설에 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김모씨는 "아내가 출근하려고 3~4시간 동안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다가 결국 회사에 '출근 못하겠다'고 말하고 집에 돌아왔다"며 "눈이 오면 시에서 평소보다 대중교통을 늘리고 제설작업도 신속히 해야 시민이 대중교통을 편하고 안전하다고 여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시민들도 "예고된 눈이었는데도 제설작업이 더딘 것은 재해방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눈만 오면 도시가 마비되니까 짜증이 있는 데로 나고, 답답하다"며 울산시의 제설작업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시는 "시내버스는 차고지 인근에 눈이 쌓여 출발이 늦었고, 택시는 길이 위험해서인지 자체적으로 운행을 자제한 것 같다"며 "간선도로 등 큰 도로 위주로 제설작업을 먼저 진행했는데 시민들은 출근길 이면도로부터 접하니까 제설작업이 안됐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피해집계 기관마다 틀려
이번 폭설로 큰 인명피해는 다행히 없었지만, 울산시, 경찰, 소방서 등 각 기관별 폭설피해 집계가 제각각 달라 재난안전대책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울산시는 이번 폭설로 교통사고 20건, 북구 중산동 일대 비닐하우스 2개동 파손이 피해의 전부라고 밝힌 반면, 경찰은 교통사고가 27건 발생했으며 이중 인명피해도 17건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또 울산소방본부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3일 정오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모두 11건의 교통사고와 24건의 안전사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24명을 병원으로 후송조치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피해 상황이 소관 부처별로 다르게 집계되자 일각에서는 통합 재해대책본부 구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이상기후가 매년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연재해 시 신속한 상황대처 등을 통해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 태풍이나 겨울 폭설 등 이상기후가 계속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고 있다"며 "관·경 등을 통합한 재해대책본부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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