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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교교한 새벽,
폭포에서 밀려온 물안개가 절집 마당을 어슬렁거리고
대숲에 이는 서걱이는 바람소리에 풍경소리 땡그렁 얹혀지면
그것은 인간세상의 풍경을 넘어 선경이다.
빛 좋은 낮이면 무지개가 핀다 했다.
폭포 밑 깊은 소에선 용이 승천했다는 옛이야기도 들렸다.
가벼워진 숲길을 걸어 절집에 올랐다.
얼음덩어리로 변한 폭포의 견고한 틈을 비집고 가는 물줄기가 흘렀다.
그 가냘픈 물줄기에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사라졌다.
실체가 없는 아득히 먼 화엄의 세계가 피운 칠색의 불화였다.
글·사진=김정규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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