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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아름마을 사업에 선정된 북구 어물동 금천마을. 마을 한 가운데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가 계획돼 있어 주민들이 아름마을 가꾸기를 지속할 수 있도록 마을을 우회하는 도로의 선형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김정훈기자 idacoya@ulsanpress.net

북구 어물동 금천마을. 이 마을은 지난 2002년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사업인 아름마을 사업에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후 주민들은 금천마을이 울산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현재까지도 마을가꾸기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을 한 가운데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가 계획돼 있어 주민들은 마을가꾸기를 지속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주민들은 아름마을 가꾸기를 지속할 수 있도록 마을을 우회하는 도로의 선형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2002년 행자부 '아름마을'지정 후 꾸준한 노력
20억원투입 누구나 찾고 쉬는 휴식공간 탈바꿈
울산시 2021년 목표 25m 남북 관통 도로 계획
주민들, 마을 우회 도로로 선형 변경 강력 촉구


#산·바다 공존하는 농어촌

"막대한 예산과 주민들의 땀으로 일군 울산시민들의 휴식공간인 금천 아름마을을 도로건설로 훼손시킬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이었던 북구 어물동 금천마을은 아름마을 선정 이후 3여년만인 2005년 도시민들의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변모했다. 20여억원이 투입된 이 마을엔 울산 12경의 하나인 강동 주전 몽돌로 이뤄진 해안 산책로, 우가산 등산로 및 대나무 숲길, 고사목 산책길 등이 만들어져 관광객들이 산림욕 등을 즐길 수 있다.

 산악 마라톤 코스(3.4㎞)와 체육시설 등도 설치돼 있으며, 도시민들의 레저 활동과 휴식을 돕기 위한 팜 스테이 및 주말농장 조성, 특화 음식점 정비, 마을 앞 광장과 꽃길 등 다양한 환경 조성물도 설치됐다.
 북구청은 금천 아름마을이 선도형 마을 가꾸기 사업에 선정된 뒤 주민들과 함께 마을기반 튼튼하게 하기, 마을 공간 새롭게 하기, 마을 아름답게 가꾸기 등 세부 사업계획을 세워 노인정 및 마을회관을 증·개축하고, 오수처리시설 등 각종 친환경시설을 조성했다. 마을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60여가구 150명이 살고 있는 금천 아름마을은 산과 바다가 공존해 잇는 전통 농어촌형 마을로 지방유형문화재 제6호 어물동 마애여래좌상과 기념물 제13호 우가산 유포봉수대 등이 있다.
 금천마을 윤병용 통장은 "아름마을 사업은 오래전 끝났지만 주민들은 아름다운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오랜시간 동안 노력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 상태 그대로 유지해 금천마을이 시민들에게 영원히 휴식처가 되고 사랑받는 마을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산 절개 등 흉물전락 뻔해

하지만 동서로 이어지는 금천마을에는 마을 한 가운데를 남북으로 뻗는 대로가 계획돼 있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안 주민들은 "도로 공사가 진행되면 벌목 및 임야 절개 등으로 아름마을로 지정된 금천마을이 흉물스럽게 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천마을 박래근 노인회장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아름다운 금천마을의 이미지는 사라질 것이다"며 "계획된 도로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주민들이 애써 가꾸어 온 금천마을이 보존될 수 있도록 선형변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이 도로는 북구 정자사거리에서 금천마을로 이어지는 폭 25m 이상 도로로 지난 1998년 도시계획시설(시도대로 3-43호선)로 결정됐다.
 하지만 울산시는 이 도로에 대해 오는 2021년 이후에나 시행이 가능한 공사이며, 아직 중기계획에도 반영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미 결정된 도시계획시설은 근본적으로 일부 민원에 의해 바뀌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며 "공사 시행이 결정되면 주민의견수렴 등의 절차가 있으니 그 때 가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건설행위 제한 불보듯

울산시의 반응과 달리 주민들은 계획변경의 시급성을 주장했다.
 윤병용 통장은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도로가 개설될 때의 상황이기도 하지만 2021년까지 도로계획 때문에 금천아름마을 가꾸기 사업 등의 행위가 제한되는 것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도로가 날 부지는 물론이고 계획도로 인근 부지까지 마을가꾸기에 필요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마을을 지속적으로 가꾸고 보존할 수 있으려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하루라도 빨리 변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래근 노인회장은 "10년 후 도로개설이 결정되면 그 때 가서 금천마을을 보존하는 방안을 연구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행정을 지켜봤을 때 불가능한 일이다"며 "정부가 지정하고 울산시가 주도해 만든 금천마을을 조금이라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시에서 문제의 시급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송근기자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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