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복합단지 조성 등 친환경 물류 선점 울산항 만든다"

[환경] 에너지 허브구축 선도 울산항만공사 2030년까지 신산업 매출 20%↑ 목표 국내 첫 오일·LNG 복합터미널 조성 세계 최초 그린메탄올 1천톤 공급 성과 CO쐝 배출량 20~30%↓ 탄소중립 실현 6GW규모 부유식 해상풍력사업 추진

2024-03-31     김미영 기자
울산항만공사가 건립한 하부시설 위에 복합터미널을 구축하는 '동북아에너지허브 1단계' 의 일부 탱크가 올해 7월 상업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울산항만공사 제공

울산항이 205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위한 선도적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울산항 경쟁력 제고와 지속성장을 위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물류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울산항은 1963년 개항 이래 우리나라 산업경제의 수도 울산에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물류허브 도약

울산항만공사는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친환경 선박연료 거점항만'으로 △BIO-LNG 등 무탄소 인프라 전환 △남신항 액체화학 전용부두 전환을 시작으로 상업용 탱크터미널 클러스터 구축 △그린수소 물류허브·수소복합단지 조성 △부유식 해상풍력 지원부두 개발 △글로벌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시장으로 신재생 에너지 선점에 나섰다.

 이를 주도하는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그는 3여년 전인 2021년 8월 울산항만공사(UPA) 제6대 기관장 자리에 올랐다. 1981년부터 2021년까지 40년간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환경 안전과 품질 물류 분야 등을 가르친 산업 안전 전문가다. 해당 분야 전문가답게 취임 이후 울산항만공사의 항만 안전 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국내 항만 최초로 안전 수준 측정 도구인 '울산항 하역안전지수'를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윤리 경영을 강화하고 노사 관계를 개선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항만공사는 공기업 최저 수준의 부채비율 등으로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우수등급(A)을 받았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4년 연속 우수기관, 동반성장평가 최우수 등급, 자회사 운영실태 평가 2년 연속 최우수 등급 등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울산항 개항 60년을 맞아 '친환경 에너지 특화항만'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4대 경영 목표 중 2030년까지 신사업 매출 비중을 20%로 향상시키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울산항의 1차 목표는 'LNG 선도 항만'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관련해 국내 최초로 오일·LNG 복합 터미널을 조성하는 '에너지허브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터미널이 완공되면 울산항은 현재 수준에서 가장 현실적 친환경 에너지인 LNG를 취급하게 된다. 

 에너지허브 1단계는 울산항만공사가 지은 하부 시설 위에 복합 터미널을 짓는, 사업비 1조6,0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다. 총 6개 선석과 약 30만㎡ 부지에 86만㎘ 규모의 LNG 저장 시설과 46만㎘ 오일 저장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설은 올해 7월 일부 탱크의 상업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항만의 필수 부대사업인 LNG 벙커링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1만 DWT(재화중량톤수)급 LNG 전용 부두 건설을 마쳤다. 향후 민간과 합작법인회사를 설립해 항만 경쟁력에 필수적인 LNG 벙커링 사업을 시작할 기반이 되는 것이다.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면서 차세대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발주량이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울산항의 비전에 큰 힘이다. 

 LNG와 메탄올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0~30% 줄여 탄소중립으로 가기위한 브릿지연료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항은 LNG와 메탄올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울산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인 그린 메탄올 1,000t을 컨테이너선에 공급한 것이다. 

 지난해 7월 16일 일이다. 덴마크 '에이피 몰러 머스크그룹'이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한 21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이었다. 머스크그룹이 국내 조선소에 건조 의뢰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9척 중 첫째로 건조된 선박이다. 해당 선박은 수에즈운하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등을 거쳐 덴마크 코펜하겐까지 2만1,500㎞를 운항하는데, 기존 전통 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이상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체화물 처리  암모니아 벙커링 서비스 제공

“울산항이 메탄올 벙커링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린 항만업계 큰 이슈였다.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분야에서 울산항의 역할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울산항만공사는 국내 1위 액체화물 취급 항만인 울산항의 액체화물 처리 역량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암모니아 벙커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재 수소의 저장과 유통까지 수행하는 북신항 사업의 추진과 함께 암모니아 선박연료시장의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규제 혁신이나 제도 개선 등 정책적인 지원을 중점 추진한다.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울산항만공사 제공

그린 암모니아 터미널 구축 2030년부터 공급

“암모니아 벙커링은 차세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암모니아를 선박 연료로 급유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IMO의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따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가 선박의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으며, 암모니아 추진선박의 발주량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어 벙커링을 위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위험물로 취급받는 암모니아를 선박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제도 및 규제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암모니아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 암모니아 벙커링 관련 신사업 성장을 위한 연구 및 실증을 수행해야 한다"

 김 사장은 울산항을 수소항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역할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2021년 11월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서 2030년 한국으로 수입되는 수소가 약 200만t, 2050년에는 약 2,30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그린수소 수입에 대비해 울산항을 수소 수입기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관련해 울산항에 수소 캐리어로 주목받고 있는 그린 암모니아 터미널을 구축하고 있다. 2021년 북신항에 5만DWT 규모 1선석을 착공했고, 현재 안벽을 조성하고 있다. 2030년부터 암모니아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울산항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무탄소 에너지 역시 수소다. 울산항은 이미 연간 80만t의 암모니아를 취급하고 있다. 2022년 12월에는 세계 최초로 상업 생산된 블루 암모니아 5만t이 울산항 2부두로 수입된 적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수소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민간기업과 공기업과의 협업을 공고히 하고 있다"

 울산항의 신사업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도 김 사장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이다. 

 울산에서는 현재 5개 개발사가 연간 6기가와트(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러 추가 인허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해 가장 중요한 선결사항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인접한 곳에 해상풍력발전기를 조립할 수 있는 조립부두를 조성하는 것이다. 부두에서 조립한 발전기 하부 구조물과 상부 구조물을 각각 바지선에 싣고 세운 채 발전단지까지 끌고 가는 개념이다. 

 “해상풍력은 수소 수입기지와 함께 울산항이 궁극적으로 추진해야할 신사업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1기당 하부 구조물이 6,000~8,000t이다. 상부 구조물은 2,000t 정도 된다. 풍력기 1기당 무게만 최대 1만t, 높이는 280~300m다. 그만큼 대규모 조립부두가 필요하다. 울산항만공사는 온산국가산업단지 인근에 항만기본계획상 철재부두와 잡화부두로 용도변경 할 목재부두를 2028년까지 안벽 610m, 부지 약 17만㎡를 순차적으로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김 사장이 산업재해 저감을 위해 개발한 '하역안전지수'도 전국 항만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역안전지수는 기업별 하역안전 수준을 측정하고, 이듬해부터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그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항만들은 그동안 하역안전 수준을 단순 사고 건수로만 측정해왔다. 거기에서 벗어나 하역사업자들의 안전 관련 예산과 집행률, 안전 관리자 수, 관리자의 역량 수준, 안전 사고 발생 건수 등 과거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객관적이고 정량화한 하역안전 진단 측정 도구개념이다. 지난해 12월 지수 개발을 완료했고, 울산항 하역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말까지 울산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역안전지수를 실제 적용해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실증 결과, 특정 업체의 하역안전지수가 100점 만점에 50점에 그쳤다고 치면 점수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등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처럼 친환경 연료 공급 선도 항만으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울산항. 이를 실현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김 사장은 “울산항의 친환경에너지 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쏟은 결과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며 “4대 에너지 허브 구축해 친환경 물류를 울산항이 선점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