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취업률 높지만 정착은 못해

4월 기준 울산 60.3% 전국 4위 마이스터 > 특성화 > 일반고 순 유지율은 세종 이어 두번째 낮아 협력업체 중심 근무 강도 높고 고용시장 불안 진학 선택 많아 양질의 일자리 발굴 지원 필요

2025-11-25     김수빈 기자
일자리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울산 지역 직업계고의 2025년 취업률이 60.3%로 전국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정작 취업 후 현장에서 1년 이상 일자리를 유지하는 비율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도시 울산의 고졸 기술 인재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청년들이 '현장'에 정착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5일 '2025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조사는 전국 직업계고 575개교의 2025년 2월 졸업자 5만 9,661명을 대상으로, 고용보험·건강보험 DB 연계를 통해 4월 1일 기준 취업·진학 현황을 확인한 국가승인 통계다.

 조사에 따르면 울산 지역 직업계고 졸업자는 총 1,540명으로, 이 가운데 483명이 취업해 취업률 60.3%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55.2%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자 대구(67.8%), 경북(63.9%), 대전(60.7%)에 이어 전국 4위에 해당한다. 

 반면 진학률은 42.9%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다. 미취업자 비율은 20.6%로 소폭 하락해 '졸업 전 진로 결정'은 조금 더 명확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전국) 유형별로는 마이스터고 취업률이 73.1%로 가장 높았고 특성화고 52.4%, 일반고 직업반 38.2%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규모별 취업 현황에서도 30~300명 규모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33.7%로 가장 높았으며 300명 이상 기업 취업 비중도 36.3%를 차지했다. 

 교육부는 "300명 이상 기업 취업 비율이 4년 연속 상승한 점은 고졸 채용의 질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취업 이후다. 

 울산의 2024년 직업계고 졸업자 유지취업률(졸업 후 6개월·12개월 기준)은 1차 유지취업률 82.8%, 2차 유지취업률 63.6%로, 겉으로 보기엔 전국 평균(1차 83.1%, 2차 68.2%)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도별 순위로 보면 2차 유지취업률이 세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다. 

 즉, 울산은 취업 문은 넓지만 정작 '버티기'가 쉽지 않은 지역이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자동차·조선·정유 등 울산의 주력 산업이 대기업 중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협력업체 형태의 중소·중견기업이 많아 고졸 신입이 처음 마주하는 현장의 근무 강도나 조직 문화가 학생들의 기대와 괴리되는 경우가 여전히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고용시장 불안정이 겹치면서 직업계고 학생들이 취업 대신 진학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진 점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 유형별로는 마이스터고가 1차 유지취업률 88.1%, 2차 71.5%로 가장 높았다. 

 특성화고는 1차 82.0%, 2차 67.4%, 일반고 직업반은 1차 76.8%, 2차 64.4%로 확인됐다.

 유지취업률은 졸업년도 4월 1일 기준 건강보험 직장가입 상태를 기준으로, 6개월·12개월 이후에도 보험 자격을 유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채용 연계형 직무교육을 확대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학교에서 배운 역량이 실제 취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수빈기자 gpfk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