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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격전지 후보 열전] 4. 동구-김태선 vs 권명호 vs 김종훈

위축된 조선업 재건 걸고 노동자 표심 공략

2020. 03. 31 by 김미영 기자
 

 

동구는 양강 구도인 울산 선거구 중 유일하게 3각 구도로 치러지는 지역이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구청장 역임-현역 국회의원 출신들이 3파전의 각축전 양상이다. 지금까지 동구 총선판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되면서 세력을 급격히 확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동구 총선에서는 신예 여당후보가 새로운 역사를 쓸지, 아니면 지금껏 보수와 진보가 번갈아 당선됐던 전통적인 구도가 그대로 이어질 지 관심사다. 조선업 노동자 층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구에서 총선 성적만 놓고 보면 4년 전인 20대 총선 전까지만 해도 보수정당의 독주가 이어졌다. 보수성향인 정몽준 전 의원이 내리 5선(13대~17대)을 지냈고, 이어 안효대 전 의원이(18대~19대) 재선에 성공하면서 보수색이 짙었다.

그러나, 2016년 첫 진보 성향의 첫 국회의원 배출로 정치적 지형이 달라졌다. 당시 무소속의 김종훈 후보가 진보 단일화 후보로 출마해 안효대 새누리당 후보를 26.1%p 득표차로 승리했다. 당시 김 후보 승리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선업 경기침체와 보수정권심판, 진보진영 단일화 등을 꼽았다.

여기에 힘입어 김종훈 후보는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4년 전 무소속으로 당선된 그는 2017년 10월 당적을 옮겨 이번에는 민중당 후보로 출마했다.

김 후보는 "정치가 노동자, 주민을 무시한다면 무슨 소용인가"고 되묻고 "4년 전보다 더 준비된 일꾼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는 만큼 더 크게 일하고, 더 열심히 뛸 준비가 되었다. 다시 한번 소임을 맡겨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일자리도, 복지도, 행정도 재벌 대기업에 맡겨 왔던 동구를 노동자와 주민이 주인인 도시로 재설계해야 한다"면서 "산재사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명보다 기업의 이윤을 우선할 수 없다. 조선소 노동자들의 당당한 일자리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국정 경험과 힘 있는 여당 후보로서 '울산의 젊은 실력자'임을 앞세우며 동구의 발전을 실질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후보는 중앙당 부대변인이며, 국회정책연구위원,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대한민국 산업수도 동구를 위해 노동자의 아들로서 정부와 동구를 잇는 연결고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조선업 침체기가 길어지며 동구는 장기적인 경제 불황을 겪고 있다"며 "장기적인 미래 비전으로 관광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교통혁신과 숙박시설 유치를 통해 머물고 싶은 동구, 살고 싶은 동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통합당 권명호 후보는 제6대 울산 동구청장선거에서 당시 현역구청장 김종훈 후보를 꺾은 적은 전력이 있다. 만만치 않은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권 후보는 울산 동구의회의원, 시의회의원, 시의회의장, 민선6기 울산동구청장을 역임했으며, 이번에 단수 추천되어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권 후보는 "한 평생을 동구에서 살아온 토박이인 데다 구의원과 시의원, 구청장까지 지냈기 때문에 더는 검증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구의원, 구청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는 국가와 지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매치포인트= 울산 동구는 부동의 맹주였던 정몽준 전 국회의원이 17대 총선을 끝으로 지역구를 서울로 옮기고 난 뒤, 진보·보수 모두에게 열린 선거구로 바뀌었다. 승패를 결정짓는 바로미터는 누가 유권자의 주류 격인 현대중공업 노사의 표심을 잘 공략하느냐다. 캐스팅 보트를 조선업 종사자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4~5년간 지속되고 있는 조선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 부활을 일궈낼 후보로 누가 지목되느냐가 동구 주민 표심을 얻는 승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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