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
눈높이 낮추라는 말보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어야

요즘 전국이 난리다. 태어나서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것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로 동해안 주변을 덮친 기록적인 한파로 난리고, 구제역 파동, 전세대란, 물가인상 등으로 또 난리다.
 이런 난리에 인명피해도 많다. 그 중 요즘 가슴 한 켠에 아련한 무엇인가를 남기는 죽음이 있다. 인터넷 등 여러매체를 통해서 보도되었고 많은 사람들 또한 안타깝게 생각하는 한 작가의 죽음과 피자 배달을 하는 10대 청소년의 죽음이다. 그것은 그들이 그렇게 안타깝게 죽어야만 했었던 현실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특히나 GDP 세계 12위, 수출규모 세계 13위, 수입규모 세계 14위, OECD국가 중 경제성장률 4번째인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도 한 요인일 것이다. 그리고 가슴 한 켠에는 아직 꿈도 채 피지 못하고 젊디 젊은 나이에 그들이 죽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넘어선 응어리와 비슷한 그 무엇인가가 생기는 것은 혼자만이 아니라 생각된다.

 자신이 살던 월세집에서 지병과 생활고로 숨진 채 발견된 32살의 젊은 예술가 최고은씨. 고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쪽지에는 '며칠 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그러니 남는 밥과 김치를 좀 달라'고 적혀 있었다. 그의 죽음이후, 애도의 물결과 영화산업의 구조적 문제, 예술인들의 복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따라 서울연극협회, 무대예술전문인협회, 한국연극영화과교수협의회, 한국뮤지컬협회, 한국프로듀서협회 등 공연예술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는 '공연예술인 경력인정 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되는 등 예술인들도 근로자로 인정받아 기본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피자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신호를 위반한 버스와 충돌해 사망한 19살의 한 피자배달원의 죽음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대학 입학 3주를 앞두고 등록금을 벌려고 그날도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단지, 작가로서 그리고 예비 사회인로서 열심히 살아가고 싶었다. 어쩌면 누구나 그렇듯이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버는 상류층으로 진입하는 것을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에게 절대 녹녹치 않았다. 이것은 비단 그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서민들의 아픔을 모른채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와 전세값 그리고 등록금은 청년들에게 심각한 고민꺼리가 아닐 수 없다.
 나라의 미래이며 보배라고 하는 청년들이 이 지경인데 정작 사회는 어떤가? 눈높이가 높다고 청년들을 나무라기만 했지 정작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 주고 있는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청년들이 여러 경험을 해봐야 하는 건 옳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생계를 꾸려나갈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더 올바른 말이 아닐까?

 300만개 일자리 창출과 반값 등록금 실현을 하겠다고 청년들에게 약속을 할 때는 언제고, 그것을 공수표로 만들면서 오히려 청년들의 눈높이를 탓하는 것이 이 사회이다.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인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취업'이다. '취업'도 올바른 '취업'이다. 1,600만 노동자 중 850만이 비정규직인 기형적인 구조에서 정규직으로 취업하기란 정말로 하늘의 별따기요,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단지 몇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할 것이 아니라 어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에는 부디 억울하고 안타깝게 죽어가는 청년들이 없길 바란다. 그리고 청년들을 위한 사회, 청년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또한 꿈도 피지 못한 채 죽어간 젊은 청년들의 죽음에 명복에 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