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은 여전히 섭씨 30도를 오르내린다. 간헐적으로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지만 불볕이 서슬 퍼런 걸 보면 아직도 여름의 절정이다. 종친회에서 벌초 날을 정했다고 통보가 왔다. 벌써 벌초라니 하고 달력을 확인하니 때가 된 것이다. 절기상으로 8월 23일이 처서다. 처서를 기준으로 벌초를 하고 서슬 퍼렇던 여름의 기개도 한풀 꺾인다는데 올해는 아닌 것 같다. 늦더위가 심술을 부리는 바람에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한낮 외출하기가 겁난다. 농가월령가에 농부들은 처서 무렵에 가을 무와 배추를 파종한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이것도 시절 따라 좀
언론은 사회적 담론의 그릇이다. 언론의 역할은 중요하다.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부여되는 것 또한 언론의 자유다. 그래서 입법, 사법, 행정 3부 외 언론을 흔히 제4부라고 한다. 이는 그만큼 언론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이 높다는 것을 말함이다. 특히 지방정부가 추구하는 지방분권화시대에 있어서 언론은 그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 지방분권화시대에 지방자치의 개념은 일정한 지역을 기초로 하는 공공단체가 그 지역 내 행정 사무를 자주 재원으로 지역주민의 의사와 책임하에 독자적으로 처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과연 이 교과서적인 정의가 현재
유네스코 산지 승원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불보종찰 통도사가 문학 성지로도 거듭나고 있다. 현 조계종 종정이신 중봉 성파대종사께서 주석하고 계신 통도사 서운암은 지난 6월 24일 오전 11시 서운암 장경각에서 제40회 성파시조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 대한민국 문단사에 40회를 이어온 문학상은 그리 흔치 않다. 이는 조계종 종정이신 성파 대종사께서 한국문학 그중에서 우리 고유의 민족시 정서를 간직한 시조 문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일찍이 나선 결과가 장엄한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간 울산과 부산, 경남에 한정했던 성파시조문학상 수상자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1954년 박시춘 작곡 백설희가 부른 '봄날은 간다' 노래 중 일부다. 이 노래는 조용필 등 숱한 인기가수들이 봄이 오면 부르는 봄날 애창곡이다. 지금 이 노래를 불렀던 그 시절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단지 추측하면 보릿고개를 넘나들던 초근목피의 시절이 아니었을까. 아마 한국전쟁이 끝나고 뒤숭숭한 시절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질서가 없는, 무질서였을 것 같다고 짐작할 뿐이다. 2023
3월 21일은 24절기 중에 넷째인 춘분(春分)절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진다. 점차 점차 낮이 길어지다가 하지를 맞아 절정을 이룬다. 춘분을 기점으로 농부들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겨우내 얼었던 땅에서 새싹이 돋아나면서 땅에 생기가 돌기 때문이다. 이 절기를 정점으로 산과 들에 나물이 지천으로 자란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논두렁과 밭둑에 걸치고 앉아서 나물을 뜯거나 캔다. 지난 휴일, 혹시 이맘때에 나물들이 얼굴들을 내밀고 있을까, 궁금하던 차에 무룡산 정상 가까운 지인의 농장으로 마실을 갔다. 갈 때만 해도 그
오는 10월 울산에서 개최되는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와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앞두고 주경기장인 울산종합운동장과 울산지역 각종체육시설들에 대해 시설 개선 등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와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코로나 19' 발생이후 3년 만에 온전한 제 모습을 되찾는 체육대회로 관심이 높다. 개·폐회식 장소로 사용될 울산종합운동장은 시설 개보수를 비롯해 사무실 증축 공사 등을 이미 마쳤다. 지금은 동천체육관 지붕 막 설치공사가 분주하다. 울산광역시는 지난 2005년 10월 14일부터
울산문인극회 '쫄병전선'이 오매불망 염원했던 연극 '청자다방 미스 김'을 창단 최초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게 됐다. 최근에 공연 포스터와 팸플릿 인쇄를 마쳤다. 울산 중구 원도심 성남동 '토마토 소극장'에서 다음 달 19일과 20일 매일 1회, 합해서 2회 공연한다. 이 공연을 위해 단원들은 지난여름부터 벅찬 감동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토마토 소극장에서 연습하느라고 비지땀을 흘렸다. 어찌 보면 시를 쓰고, 수필을 쓰고, 소설을 쓰는, 다시 말해 문학이라는 장르에 몸담고 있는 문인들의 일탈이
계절은 정직하다. 9월에 접어들면서 아침저녁으로 끈끈한 바람 대신 서늘한 바람이 상쾌함을 더한다. 천고마비지절(天高馬肥之節)이다. 폭염이 물러간 자리를 가을바람이 차지하고 있다. 책을 가까이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공원에 가건, 시내버스를 타건, 어디를 가도 문학서적을 들고 다니는 사람 만나기가 어렵다. 대신 모두가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현상과 더불어 독서 인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곤두박질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성인 10명 가운데 3~4명은 한 해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
바다 위 캠핑장인 '당사현대차오션캠프'가 최근 울산 북구 당사동 앞바다에 설치돼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전국 최초라는 이름표를 앞에 단 '당사현대차오션캠프'는 이름대로 바다 위에서 캠핑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해상 구조물로 지어진 바다 위 캠핑장 사용규정을 읽어보고 울산사람으로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사용규정에 캠핑장이용료가 주말과 공휴일(비성수가·단독형)기준 일반형은 4만원, 복층형은 5만 5,000원이다. 울산북구주민은 20% 할인, 울산시민은 10% 할인
세월이 유수같다는 말이 있지만 벌써 울산신문이 창간 14주년을 맞았다. 시민과 함께하는 신문으로 출발한 울산신문은 14년의 노정에서 단 한번도 쉼 없이 지역언론의 파수군 역할을 해왔다. 자랑스러운 일이다.14년의 세월동안 수많은 특종과 다양한 기획으로 울산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 온 울산신문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 험하다. 무엇보다 울산신문은 14년 전 창간 일성으로 외친 건강한 지역언론의 사명을 다하는데 보다 큰 목소리를 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지난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울산신문은 지역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열과 성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따라 나려한다. 그 눈물이 공감이 가는 상황과 내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깊이에 따라 감동으로까지 전이된다. 또한 그 감동은 결국 눈물 흘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 공감대 형성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서사적인 당위성과 진정성이 뒤따라 와 준 공감대라면 다르다. 각 개인의 감정선과 영혼의 미세한 울림선을 지나며 감동이라는 잔잔한 물결로 눈물샘을 터뜨리게 하는 것이 바로 감동 유발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 현상은 비단 연극적 요소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결국 국가도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가정은 사회의 작은 모형이자 하나의 국가다. 국가의 축소판이 가정인 것이다. 가정은 우리가 비록 실패나 좌절했을때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쉼과 응원과 재기회를 얻는 원동력이자 발전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가정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들이 오늘날 하나씩 무너지고 있는 위태로운 현 시대를 살고 있다. 가정이 해체되면 사회와 더 나아가 국가도 붕괴된다. 가정과 사회, 국가마저 위태롭게 하는 이 총체적 위기의 쓴 뿌리는 바로 상호간의 불신에 있다. 지난주 울산 소공연
사랑이 그 빛깔을 조금씩 달리한 것이 모든 인간관계다. 많이 달리한 것이 곧 증오다. 우리는 늘 이 사랑과 증오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오늘도 살고 있다.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이 영원한 주제는 오늘도 조금씩 색깔을 달리하는 가운데 인간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갈등하며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존재다. 사랑의 가장 고유한 명제는 희생이고 그 희생 중에 자신의 피를 흘려가며 누군가를 살리는 행위를 하는 것만큼 더 고귀한 일은 없을 것이다. 오늘날 얼굴 한번 본 적조차 없는 그 누군가를 위해 피를 흘려 값없이 희생하는 행위가 바로
"아! 저 간악한 일제의 핍박을 견디다 못해 정든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슬프고 원통하도다. 정든 산하를 떠나 압록강을 건너 만주로 북간도로 떠나는 이 기막힌 사연들을 그 누가 알 것인가? 내 고향 울산의 태화강과 함월산이 통곡을 하는구나. 고향땅 한 줌 흙을 봇짐에 넣어 타향으로 떠나는 그대들을 두고 동천강도 울고 무룡산도 눈물을 흘리는구나. 아!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 기막힌 사연을 그 누가 알아 줄 것인가? 그 비극의 사랑이야기는 계비고개에서 시작이 되는 것이었다. (징소리)" 얼마전 막을 내린 울산 연극협회 합
나는 나의 스승인 박목월시인이 육영수여사의 개인교양 강좌를 맡아 하게 되고, 여사께서 광복절 행사장에서 북한으로부터 사주를 받은 문세광에게 피격돼 서거한지 꼭 40년이 되는 이번 광복절을 맡게 되니 그때의 그 광경이 유별나게 떠오르고 남다른 감회로 그때를 돌아보게 된다. 그것은 스승이 여사의 일대기를 담은 '육영수 여사란' 책을 펴낼 때 선생님을 옆에서 도우며 현장의 취재 길을 따라 나서고 책의 교정을 보게 됨으로써, 영부인 육영수여사의 생애를 편린이나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사의 생가인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교
연일 주주제와 지입제 논란으로 울산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세 모녀 자살사건' 이후, 어려운 이웃의 복지 문제는 잊혀졌듯이 울산택시 중증장애인 부부의 차를 강제로 뺏어가고 두 달여 동안 그들은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 그 누가 돌아본 적 있는가? 우리들의 무심한 방관이 해결할 수 없는 파경으로 몰고 가는 건 아닐까 더 커지기 전에 수습해야 할 일이다. 일자리는 삶이다. 돈 없는 사람의 직업으로 돈 없으면 택시기사도 못하는 시대, 자신의 지입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행하지도 않은 한달 분 운행비
우리나라는 더 이상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다. OECD에서도 우리나라에 권고한 사항을 보면 "대한민국이 계속 '단일민족국가'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2013년 1월1일 기준, 안전행정부 통계를 보면 주민등록 기준의 국내 외국인 주민은 총 144만여 명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8%에 해당한다. 광역시를 하나 만들고도 남을 인구다. 다문화 가정과 자녀들의 숫자도 급속도로 늘어 가고 있는 추세다. 울산 지역의 다문화 가정수도 해마다 늘어나 2,000여 가정에 육박하고 있다. 이제 다문화 가정은 더
"제발 문 열어줘!" 애원하는 남배우 대사에 여배우가 겨우 문을 열고 등장했지만 세수대야 물을 남 주인공에게 휙! 퍼 붓는다. 그러면서 내뱉는 앙칼지고 독기어린 대사 "지금 기분 어때? 몇 년전 결혼을 반대했던 당신 부모님이 내게 했던 똑같은 상황을 내가 이제야 복수하는 거야!" 아침, 저녁 드라마에 등장하는 치고 박는 단골 대사들이다. 오늘도 그랬다. 아침 공연을 나서기 위해 분주한 시간에 TV에서 들려 오는 이 같은 부정적인 대사들과 장면들에 갑자기 짜증이 나서 아내에게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했는데
"뉴스 보지 말고 보던 거 계속 봅시다! 뉴스 보고 있노라면 분통이 터지고 또 우울해져 밥맛도 없어요!" 공연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려 들른 식당에서 뉴스 좀 보자는 필자의 대사에 옆 테이블에 있던 손님의 대사다.깊은슬픔에 멈춰버린 대한민국헐뜯음·미움·비난 … 접어두고이쯤에서 잠깐 숨고르기 해보자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민관이 합동으로 초래한 어처구니없는 인재임이 틀림없다. 필자의 외아들도 고2 학생이다. 배를 이용해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었기에 더욱 아찔하다. 아이들은 사고 침몰 첫 시점으로 부터 구조를 위한 골드 타임이 넘
# 장면 1=여 취객 왈 "난 잘못이 없어! 왜 내 탓만 하느냐구? 저 인간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니까!" 경찰 왈 "아줌마 일단 파출소 안으로 들어와서 말씀 하이소! 밖에서 이렇게 소란 피우면 또 민원 들어와요" 여 취객 왈 "당신들 뭐야? 저 인간은 콩밥을 먹게 해야돼! 놔! 이것 놓으라구!"# 장면 2= 택시 기사 왈 " 아니 글쎄 저 손님이 택시 요금을 안주고 내리려 하잖아요! 그래서 바로 파출소 앞으로 데려왔죠!" 승객이였던 취객이 혀 꼬부라진 소리로 왈 "아니 내가 언제 택시비 안 준다 했나? 집 도착해서 준다 했잖아?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