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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관문인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 일대와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 (1960년대)

울산이 1962년 2월 3일 공업지구로 지정되고, 공업센터가 만들어진 것을 기념하는 '울산공업센터 기념탑(공업탑)'이 지난 1월 17일 건립 44년만에 새 단장됐다. 공업탑은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이 있은 5년 뒤 1967년 4월 20일에 만들어졌다. 당시 공업탑의 준공식에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불가피한 일 때문에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당시 공업탑 건립비 500만원은 울산시와 정부가 절반씩을 각각 부담했으며, 설계와 건축은 조각가 박칠성씨(82·충남 청양군)에게 맡겨 이뤄졌다. 1967년에 탑과 동상이 먼저 건립됐고, 주위의 화단과 분수대는 1974년에 꾸며졌다. 높이 25m의 공업탑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5개가 기둥으로 돼 있고, 상단부에는 지구본이 만들어져 있다. 지구본은 톱니바퀴가 둘러져 있고, 또 월계수 잎으로 둘러싸여 있다. 탑 앞뒤로는 청동 남성군상과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된 여성상이 자유의 여신상을 본 따 두 손을 번쩍 들고 해를 맞이하고 있다.

 5개의 기둥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울산의 계획인구 50만명을 상징한다. 5개의 기둥이 가운데에서 한번 합쳐지는 것은 시민들의 단결을 뜻한다. 지구본은 세계 평화를, 월계수 잎은 승리를, 톱니바퀴는 공업도시 울산을 상징한다. 남성군상은 근면과 인내로 울산을 건설하자는 취지를, 여성상은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모습으로 힘차게 시작함을 뜻한다. 탑 아래에는 기념탑 건립취지문과 울산공업센터 지정 선언문, 기공식 치사문이 새겨져 있다.

 공업탑은 건립 40여년이 지나면서부터 심하게 낡아 2010년 9월에 7억6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정비공사에 들어가 지난 1월 17일 새롭게 단장됐다. 탑은 기단부와 기둥, 그리고 기둥이 떠받친 지구본을 보수했다. 지구본은 철로 만들어진 것을 청동으로 바꿨다.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돼 있던 여인상은 청동으로 바꿔 만들었고, 청동 남성군상은 복원했다. 분수대는 없애고 그 자리에 배꽃 문양을 형상화한 녹지를 조성했다. 부식이 심한 공업탑 건립취지문과 울산공업센터 지정 선언문, 기공식 치사문 등 3개의 비문 역시 복원했다.

 울산공업센터 기념탑 건립취지문은 <아시아 태평양시대로 힘차게 뻗어나가는 동해 바다의 검푸른 물결을 바라보면서 조국근대화의 고동소리도 우렁차게 메아리치는 이 고장 울산, 공업입국에 앞장선지도 어느덧 여섯 해가 되었습니다.// 한 줌의 흙 한 그루의 나무에도 신라 천년의 슬기로운 역사가 담겨져 있는 이 터전에 맥을 잡고 삽을 내리니 숙명처럼 되풀이해온 나라와 겨레의 가난과 슬픔은 새 역사와 더불어 윤택의 기쁨으로 그 모습을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쁨과 자랑을 길이 기념하고 보다 더 알찬 앞날을 다짐하기 위하여 겨레의 승리와 번영을 상징하는 기념탑을 세우고 선언문과 치사문을 수록하여 땀 흘려 이룩한 민족중흥의 교훈을 기리 후세에 전하고자 합니다. 1967년 4월 20일 울산공업센터 기념탑 건립위원회>.

 울산공업센터 지정 선언문은 <대한민국 정부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실천함에 있어서 종합제철공장 비료공장 정유공장 및 기타 관련 산업을 건설하기 위하여 경상남도 울산군의 울산읍 방어진읍 대현면 하상면 청량면의 두왕리 범서면의 무거리 다운리 및 농소면의 화봉리 송정리를 울산공업지구로 설정함을 이에 선언합니다. 1962년 2월 3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육군 대장 박정희>.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은 <사천 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하여 우리는 이곳 울산을 찾아 여기에 신공업 도시를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루르의 기적을 초월하고 신라의 영성을 재현하려는 이 민족적 욕구를 이곳 울산에서 재현하려는 것이니 이것은 민족 재흥의 터전을 닦는 것이고 국가 백년대계의 보고를 마련하는 것이며 자손만대의 번영을 약속하는 민족적 궐기인 것입니다.// 제2차 산업의 우렁찬 건설의 수레소리가 동해를 진동하고 공업생산의 검은 연기가 대기 속에 뻗어나가는 그날엔 국가 민족의 희망과 발전이 눈앞에 도래하였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빈곤에 허덕이는 겨레 여러분 5·16혁명의 진의는 어떤 정권에 대한 야욕이나 정체의 변조에도 그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으며 오로지 이 겨레로부터 빈곤을 구축하고 자손만대를 위한 영원한 민족적 번영과 복지를 마련할 경제재건을 성취하여야 되겠다는 숭고한 사명감에서 궐기했던 것입니다.// 이 울산 공업도시의 건설이야말로 혁명정부의 총력을 다할 상징적 웅도이며 그 성패는 민족 빈부의 판가름이 될 것이니 온 국민은 새로운 각성과 분발 그리고 협동으로서 이 세기적 과업의 성공적 완수를 위하여 분기 노력해 주시기 바라마지 않습니다. 1962년 2월 3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육군 대장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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