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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학생들의 주요 생활 터전이다. 한창 뛰어놀 나이인 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더럽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학교가 더럽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가. 학교가 얼마나 더러운 공간인지 알고 있는가.


 실제로 학생들이 입고 생활하는 교복에 존재하는 세균의 수가 변기보다 약 82배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혈액 속에서 세균이 이동하는 균혈증을 일으키는 스태필로코커스 와르네리라는 세균도 포함돼 있었다. 교복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세탁을 한다. 그런데도 세균이 그만큼 많다는 것은 학교라는 공간에는 더 많은 세균들이 있으며 그 세균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실 실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 수도 1㎤당 3,000개로 싱가포르 기준인 1㎤ 당 500개를 6배나 초과한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환기를 잘 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환기를 시키지 않는 겨울철이나 에어컨을 트는 여름철에는 더욱이 공기가 탁하다. 교실 실내 공기는 우리가 실제로 마시는 것이고 그 세균들은 얼마든지 학생의 몸에 학교 기물에 달라붙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물티슈로 학교 책걸상을 닦아내면 물티슈가 까맣게 변한다. 학교가 생각보다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교실 내에 이렇게 많은 세균이 존재하는지 우리는 인식도 못하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곳에 세균이 존재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인데 변기보다 못한 위생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공기 중에 존재하거나 우리 피부에 접촉하는 세균이 학생들에게는 알레르기 등을 유발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준치와 대책도 없다.


 교실이 이렇게 더러운 이유는 체계적인 청소와 살균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매일 청소를 하지만 보통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교실을 쓸고 닦는 것 말이다. 하지만 창문을 닫아놓고 청소하는 학급도 찾아 볼 수 있고 학교 기물을 닦는 걸레들도 깨끗하게 삶아지지 못한다. 정수기나 에어컨 등은 정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 주고 계절마다 닦아 주어야 한다. 하지만 매달 정수기 필터를 갈고 정수기의 물이 나오는 꼭지부분을 관리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 에어컨도 천장에 붙어있어 청소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필터도 갈지 않고 쓰거나 물에 한번 헹궈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있다. 그만큼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며, 한번 어떤 유행성 질환이 발생했을 때 퍼지기 쉽다. 학교에서도 전기, 전자 제품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며 체계적인 기준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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