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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울산시청에서 태화강 인도교설치에 따른 다리이름을 짓는 간담회가 있었다. 그동안 공모를 통한 수많은 명칭이 쏟아져 좋은 이름을 선별하여 정하기가 그 자리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쉽지 않았다.


 전체 상정된 이름이 1,406건이었고 이 가운데 경남은행과 시청에서 자체 선별한 1차 선정된 것이 23건, 2차 당선작이 11건, 명칭을 심의선정하는 모임이 간담회였다. 이 모임에서 심의위원들이 내어놓은 것이 지역특색을 감안한 은월교, 태화강 환상곡이었다.


 앞서 선정된 3건 가운데 인연교(人然橋), 해오름교는 조어(造語)된 이름이어서 부적합하다고, 해오름교는 타 지역에 해오름동산, 해오름길, 등의 이미 앞서 정해진 이름이 있다하여 삭제되고 십리대밭교, 은월교, 부활의 다리, 산업평화의 다리, 태화강 환상곡 등 다섯 이름이 첨삭하여 최종 심의에 붙였다. 조만간 태화들 대숲과 은월봉 아랫 기슭을 가로지르는 인도교가 설치되고 이름이 붙여지면 또 하나의 새로운 명물로 울산을 빛낼 것이다.


 인도교의 설계도는 이미 완성되어서 모형입체도를 볼 수 있었는데 세 개의 교각위에 상판이 얹히고 상판을 붙잡는 무지개형 반원교각은 수많은 와이어로 연결되어 견고함과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입출의 교각 끝머리엔 두바퀴 원형길을 돌아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은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공법이었다.


 이 다리가 건설되고 교각 상하에 조명까지 곁들여지면 달이 뜨는 저녁 은월봉에 숨었다 얼굴 내미는 달과 푸른 잎새 살랑대는 대숲과 오색찬란한 불빛에 찰랑이는 강물은 삼위일체가 되어 환상적인 미경(美景)을 연출하여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리라 예감한다. 이곳을 찾는 산책객들은 낭만에 젖어 기쁨과 즐거움을, 인행의 행복감을 이곳에서 얻을 것이다.


 지금까지 울산은 매연과 공해에 찌든 산업도시, 살고 싶지 않은 도시로 이곳에 살기를 꺼려 천대(賤待)받아 왔다. 그러나 민관이 앞장서서 공해를 단속하고 태화강에 유입되는 오폐수를 철저히 감시하여 생태의 강으로 되살아 났다. 민물 물고기가 살지 못했던 태화강은 5~6급수에서 2급수로 맑아지면서 강저에 사는 뱀장어, 망둥어와 수중을 헤엄치는 전어, 숭어, 누치떼가 몰려들고, 종래는 연어까지 회귀되어 태화강은 생명 재탄생으로 날마다 축제기분으로 도시는 활력이 넘치고 시민들의 얼굴엔 희망과 기쁨이 가득하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만 안주 할 것인가?
 고래를 잡아 부의 첨단을 걷던 캘리포니아 포경기지를 보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이다. 바다로 나가 고래잡이가 아닌 회유하는 고래를 구경하는 관광자원을 장생포. 방어진으로 이어져 100만명의 캘리포니아 관광객을 울산으로 옮겨와야 한다.


 해돋는 울산, 귀신고래의 울음소리가 선사시대부터 들여오는 울산만은 죽지 않고 살아 숨쉰다. 언젠가 돌아 올 귀신고래와 돌고래떼가 태화강 인도교 아래까지 치달아 올라 꼬리지느러미를 고추세워 잔방귀 치면 시민들은 환호성 치며 기뻐하리라.
 일출의 백미를 맛볼 수 있는 방어진 대왕암 등대와 간절곶 등대를 돌아 선사유적지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돌아보라. 갈매기 해원을 돌며 낭만을 뽷는 주전, 정자해변 몽돌밭을 거닐다 배고픔을 소주한잔, 회 한점으로 달래보라.


 해 저물녘 무룡산 고개를 넘으며 산업의 역군들이 땀 흘려 선진대국을 만들어가는 산업수도의 심장 석유화학공단의 불빛을 보라. 마지막, 태화강 대숲길을 걷다 발걸음 지치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룰 인도교 위에서 산업도시, 생태도시, 관광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울산의 맥박소리를 들으며 울산을 되새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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