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항만공사 이채익 사장은 "울산의 성장 담보는 해양과 바다"라며 "세계 3대 액체물류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울산항의 발전이 울산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부족한 배후부지 확보·물류유통기능 조성
비지니스센터 건립·환경경영 시스템 도입
동북아오일허브 역점추진…기본설계 진행

"바다는 네트워크 핵심 거점·미래 청사진
 고부가가치 창출 종합항만으로 발전해야"

울산항은 지난 1963년 개항한 이래 국내 제1위 액체화물 처리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2007년 7월 울산항만공사 출범으로 본격적인 '울산신항 시대'를 맞았다.
 특히, 신항배후단지 조성 등 항만 인프라 구축과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 등이 추진되면서 세계 3대 액체물류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항이 제2의 도약기를 맞게 된 중심에는 제2대 울산항만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채익 사장이 있다. 임기를 한 달 채 남겨 놓지 않은 이채익 사장에게 임기동안의 소회와 세계적 항만으로 발전하기 위한 울산항의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발로 뛰며 메모하는 CEO

17일 오전 울산항만공사 사장실에서 이채익 사장을 만났다. 웃음으로 기자를 맞아주는 이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그의 발끝에 시선이 머물렀다. 정장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있는 이 사장의 모습이 눈에 띈 것. 공기업 사장으로서 운동화를 착용하는 모습이 의외라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사장직이 앉아서 업무를 보는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항상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서는 운동화가 제격입니다"라고 웃었다.

 이채익 울산항만공사(UPA) 사장은 그의 말대로 '발로 뛰는 CEO'다. 그래서 사무실보다는 현장에서 더욱 자주 그를 볼 수 있다. 그는 3년동안 국회와 국토해양부는 물론, 부산과 인천 등 울산항 예산확보와 발전방안 등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의 이같은 행동철학은 사장 임기 3년동안 성과로 알 수 있다. 친환경 녹색항만 조성을 위해 울산항 오염의 주범인 석탄부두와 사료부두의 환경저감대책을 추진했으며, 세계 3대 액체화물 중심항 구축과 글로벌 허브항 구축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았다.

 또한 부두기능 재배치, 항만마케팅 및 포토세일즈 등을 통해 세계 속의 울산항을 만드는 데 노력했으며, 야간 입출항 선박 규모 확대 등 고객 서비스 향상에도 기여했다. 울산항만공사가 울산항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데 토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한 셈이다.

 이 사장이 이룬 성과는 행동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항상 생각하고 이를 정리하는 메모 습관이 또다른 이 사장의 강점이다. 항상 그의 조그마한 손수첩에는 깨알같은 메모들이 가득하다. 자다가도 좋은 경영전략이나 구상이 떠오르면 바로 펜을 꺼내든다. 행정전문가로, 정치인으로, 공기업 사장으로 나름 성과를 거둬온 원동력도 메모하는 습관이 큰 역할을 했다.
 다음 달 임기를 마지막으로 울산항만공사를 떠나는 이 사장은 "울산의 신성장동력인 해양과 항만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게 천운"이라고 말했다.

#'제2의 개항'에서 동북아 액체물류 중심항으로

울산항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지 3년동안 이채익 사장은 '제2의 개항'이라 일컬을 만한 울산항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사장이 가장 처음 언급한 것 역시 '울산신항 시대'를 맞으면서 울산항이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신항은 2,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선박 4척이 동시에 접안 가능하고 35만㎡ 규모의 배후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총 사업비 2,500억원이 투입된 1-2단계는 2008년부터 시작돼 안벽 2,260m의 9개선석(2만톤급 4선석,  3만톤급 1선석, 5만톤급 4선석)과 부지 68만5,000㎡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10월말 현재 9개선석의 전체 공정율은 66%를 보이고 있으며, 2012년 10월 공사가 마무리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액체화물 400만톤, 잡화 광석 등 490만톤 등 연간 890만톤의 화물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선박대형화 추세에 맞춰 대형 심수부두 확보로 대외 경쟁력 강화, 신규물동량 창출 및 기존 항만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로 울산항의 역할 제고는 물론, 온산 배후지역 산업단지 지원기능 제고 및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아울러 44만1,00여㎡ 규모의 울산신항배후단지 조성사업은 현재 1공구 사업이 진행중이다. 1공구 사업은 총 사업비 323억원을 투입, 25만9,160㎡ 규모의 부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2014년께 완료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울산항에 부족한 배후부지 확보와 함께 물류유통기능 조성으로 항만부가가치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울산항의 역점사업인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은 2020년까지 1조 6,600억원의 사업비로 신항 남항과 북항에 8개 선석의 안벽 축조와 88만9,000㎡의 부지를 조성해 2,800만 배럴의 저장탱크를 축조하는 사업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및 민자적격성조사를 거쳐 북항지역에 오일허브 1단계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비 46억원이 국비로 반영돼 현재 기본설계가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진행중"이라며 "이 사업이 완료되면 울산항에 직접적인 물동량 증가효과는 연간 약 4,500만톤으로, 이는 울산항 연간 처리 액체물동량의 33%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일허브 건설과 운영으로 인한 지역 생산유발효과가 4조4,647억원, 고용유발효과가 2만2,000명으로 나타났다"며 "석유거래가 활성화 된다면 이에 따른 세계석유트레이딩자금 유통으로 금융산업의 획기적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점쳤다.

 이어 "울산의 오일허브가 성공적으로 구축, 정착될 경우 세계최대의 액체물류항만 클러스터인 유럽의 로테르담과 같은 여수-부산-포항을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고객 중심·녹색항만 구축 역점

울산항 발전은 고객 만족에서 나온다는 이 사장의 생각은 울산항을 고객 중심항만으로 만들었다. 그는 우선 UPA사옥이 시내에 위치해 항만관련 업체들의 불편이 많은 것을 알고, 항만해운비지니스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남구 매암동 180번지 일원 5,992㎡ 부지에 250억원의 예산으로 지하 2층, 지상 12층 연면적 1만3,150㎡ 규모의 비즈니스센터는 지난해 5월 착공,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은 "비지니스센터 완공은 장생포 시대를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 편의 증진은 물론, 항만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말 완공계획인 장생포 소형선 계류지 확충사업, 울산신항과 본항 연결 도로 개설 등도 울산항의 경쟁력을 한층 높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녹색항만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석탄부두와 사료부두 등에서 나오는 비산먼지 등으로 인근 공장과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지켜 본 그는 울산항 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이들 부두의 환경저감대책을 마련하고자 대한통운 등 울산항 이용 업·단체와 지속적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사료부원료 저장창고(3동, 2만6,991㎡)를 건립했고, 현재 3만4,826㎡ 규모의 간이형 창고 7개동을 추가로 설치, 내년부터는 100% 창고에 수용하도록 했다.

 또한 석탄야적장 11만7,250㎡를 포장하고, 야적장 주변 옹벽과 방진휀스 설치, 배수로 설치공사를 올해까지 완료해 석탄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약 50% 저감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울산 신항만의 개발과 연계한 부두기능 재배치를 통해 분진화물을 민원이 없는 장소로 집단화하고, 대량 분진화물의 화주 전용부두 확보를 통해 선박과 저장소·공장간 일괄운송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에너지 비용을 30%가량 절감할 수 있는 항만용 LED조명 개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09년 11월 설치를 완료했으며, 국제표준화 기구가 제정한 환경경영시스템인 'ISO 14001'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이채익 사장은 "항만용 LED조명 설치로 울산항의 미관을 개선하고 항만이용자의 야간작업 편의 및 안전사고 예방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국제적으로 인정된 환경경영시스템 도입을 통해 정부에서 추진중인 녹색성장에 동참하고, 울산항을 클린항만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성장의 담보는 해양과 바다"

그는 울산항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이 사장은 "바다는 우리 삶의 터전이자 해양자원의 보고이며 물류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 미래를 위한 청사진"이라며 "울산 성장의 담보는 해양과 바다"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주요 항만은 인프라 확충, 기항 항로 확대, 항만 이용 인센티브 제공, 항만클러스터 구축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한 물량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단순이 선박 입출항이 아닌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경제 Flow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관련산업을 발전시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항만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를 위해 현재 진행중인 항만개발사업과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 등의 차질없는 진행과 함께 컨테이너 항만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UPA직원들은 항만의 주인은 항만을 운영하는 항만공사가 아니라 항만이용자라고 생각하고,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행정을 펼치더라도 실패한 경영이라는 평소의 생각으로 고객만족 경영을 펼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기준 울산항은 전국 항만 연간 물동량의 14%인 1억7,200톤을 처리, 부산항과 광양항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처리했고, 특히, 전체 물동량의 약 79%인 1억3,640톤이 원유와 석유, 석유화학제품 등 액체화물이 차지하는 등 액체화물 중심항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울산항이 국가 주력산업의 기간항만으로서 국가산업 발전 및 경제성장을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오고 있는 만큼 시민과 각계각층은 울산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