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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사는 한 워킹맘이 자신의 '리얼스토리'를 담아 발간한 책이 발간 일주일 만에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인터파크도서 등 <가정/생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화제다.
 이 책에는 게임 중독에 수학 점수 20점 등 전교 꼴찌 수준의 아들이 전교 1등, 서울 유명대 4년 장학생이 되기까지 10년간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무조건 믿어준 것 밖에 없다고 말하는 '코칭맘' 김민경씨. '코칭리더십 코치'란 생소한 직업을 가진 그를 만나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 코칭맘 김민경씨는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의 다양한 가능성이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수학 20점 첫째아들 Y대 장학생 입학 등
자기주도학원 운영 '리얼스토리'책으로
자녀가 부족해도 믿고 용서·격려해주면
스스로 길 찾고 소통하는 리더로 성장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계기는
-'50이 되면 그동안 해오던 일을 정리하고 책을 내야겠다'는 꿈이 있었다. 나를 차분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늘 생각해왔다. 막내가 대학에 가고난 뒤 그 꿈을 실현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첫째 성호에게 "만약 그때 엄마가 야단을 치고 게임을 무작정 못하게 막았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성호는 "분명히 집을 나갔을거예요"라고 했다. '엄마가 자신을 믿어줬기 때문에 턴을 할 수 있었다'라고 내 아이가 말해주니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책에 10년 동안 자기주도 학원을 운영하면서 코칭을 통해 만났던 수많은 아이들과의 고민상담과 아들 성호를 변화시킨 과정을 오롯이 담았다. 이 책은 코칭 이론서라기 보다 지난 10년간 나의 생활을 담은 '리얼스토리'다.

△직업이 생소하다. '코칭리더십'이란 뭔가
-코칭 리더십은 고객의 개인성장과 만족을 위해 공간을 만들고, 함께 목표, 비전,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개인의 삶과 일에 균형을 가져오게 돕는 일이다.
 코치는 자신의 생각, 조언, 충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답을 찾고 자신의 길을 가도록 안내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코칭은 기존의 티칭, 멘토링, 컨설팅과 다르다.
 '박지성'이라는 선수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의 가능성을 믿어준 '히딩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박지성에게 이러한 포지션에서 이렇게 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대화'를 통해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했을 뿐이다. '모든 문제의 해답이 그 사람 안에 있다'는 것이 코칭에서의 대원칙이다. 쉽게 히딩크가 박지성에게 했던 것이 '코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강의로 많이 바쁠 것 같다. 울산에서 다니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가?
-코칭이 울산에서는 생소한 것이다보니 주로 서울에서 기업이나 관공서를 대상으로 한 강의가 많은 편이다. 그렇다보니 비행기를 탈 일이 많았다. 1:1 코칭 2만5,000시간 달성은 국내에서는 손에 꼽히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국가에서 전용 자가용을 내줬다. 바로 KTX다(웃음). KTX가 생기고 나니 비용면이나 시간 면에서도 많이 절약돼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제목을 '괜찮아, 엄마는 널 믿어'로 정한 이유가 있나?
-책에 담 긴 모든 내용을 관통하는 말을 제목과 표지에 담았다. "괜찮아, 엄마는 널 믿어", "현명한 엄마는 '성적'을 믿지 않고 '아이'를 믿는다!"이다. 이것은 나의 신념이기도 하다.
 나는 '아이는 부모가 믿는 만큼 자란다'고 믿는다. 아이는 원래 모르고, 못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믿어주고 격려해줌으로써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고,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로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부모들이 이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대다수 부모들에게 어렸을 적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들이 어떻게 해주길 바랬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용서해주고 격려해주길 바랬다'고 답한다. 우리 아이들 역시 그렇다. 윽박 지르기 보다 부모의 믿음과 용서, 격려를 바란다.
 아이를 혼내서 달라질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되지만, 결과를 예상해보면 전혀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오히려 아이를 믿어주고 지지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우리 부모들의 역할이다.

 "괜찮아, 엄마는 널 믿어"라는 말은 어디에서도 쓰일 수 있다. 직장에서라면 엄마 자리에 사장, 부장 등을 넣어도 된다. 단지 그 사람을 믿어주고 격려하는 것 만으로도 일의 효율이나 성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게임중독에 수학 20점을 받는 아이'는 많은 엄마들의 고민일 것 같다. 아이를 변화시키는데 어떤 노력을 했나
- 10년간 많은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책을 낸 것이기도 하고.(웃음)
 '게임'은 이제 전세계의 트렌드다. 어떻게든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어떻게 절제하고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엄마들은 컴퓨터를 없애고, 키보드를 숨기고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게임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거짓말을 하고 PC방으로 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게임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게임과 관련한 산업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나? 나는 성호에게 게임을 더 하라고 했다. 프로게이머라니 멋지지 않은가.
 어느 날은 성호가 학교를 자퇴하겠다고 했다. 대회에 나가서 입상하지 못하자 다른 애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시간만큼을 게임에 더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달간 같이 고민했다. 같이 활동하는 형들과 친구들에게 묻고 고민한 결과, 성호는 프로게이머를 포기했다.

 이제는 기타를 치겠다고 했다. 기타를 사줬더니 기타가 배에 걸리는 것이 영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았다. 게임만 했으니 살이 찌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성호는 스스로 살을 빼겠다고 했고 결국 살을 뺐다. 기타라는 것이 쉽게 느는 것이 아니다 보니 아이는 이 마저도 포기했다. 무엇을 하고싶냐고 했더니 이제는 공부를 해보겠다고 했다. 내 아이가 연세대 4년 장학생으로 간 것은 성호의 노력 덕분이다. 내가 아니다. 내가 한 것은 격려와 믿어준 것 뿐이다.
 나는 많은 엄마들에게 말한다. 아이를 엄마의 프로그램대로 조정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그 아이의 인생은 엄마가 살아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사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학과 과학이 능사는 아니다. 김연아가, 박태환이 수학, 과학을 잘한다는 소릴 들어본 적이 없질 않은가? 김연아가 '피겨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일찍 아이의 재능을 발견해 올인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도 학교를 중퇴했다. 에디슨도 아인슈타인도 낙제생이었다. 공부가 안된다면 공부 잘하는 사람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안목과 리더십을 키우면 된다.

 우리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부모들은 그 점을 발견하고, 믿고 이끌어줘야 한다. 또한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엄마라는 존재는 온 세상이다.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 우리는 이해받고, 용서받고, 재충전 한다. 많은 엄마들이 나는 못 배워서, 경제력이 안돼서라고 말하는데, 아이를 믿어주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데는 학벌도 경제력도 필요가 없다.
 나는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커 나아가 우리 나라의 인재가 되어주길 바란다. 또 나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을 많은 워킹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과정을 이 책을 통해 나누는 것이 세상의 많은 워킹맘들과 자라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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