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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봄의 기운이 만연한 태화강에서 한 자전거 라이더가 멋진 풍광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겁게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최근 멋진 풍광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을 발굴해 가고 있는 울산. 그 중에서도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곳은 태화강 자전거 도로가 아닐까.
울산시는 여기에 단순한 자전거 도로 뿐 아니라 '생태 체험 여행'을 접목했다. 태화강 둔치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로 자전거를 타고 태화강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이 여행은 앞으로 태화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울산의 다른 자전거 도로와도 연결 돼 울산을 명실상부한 친환경생태도시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리가 길지는 않은데다 제대로 된 봄 기운을 만끽하고 싶다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페달을 밟아야 한다. 조금 페달을 밟다보면 어느덧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태화강의 멋진 모습과 주변 관광지를 만날 수 있다.

#총 27㎞·2시간 안팎 코스
태화강 생태 체험여행은 총 길이 27km로 내황교서단을 출발해 구영교북단을 지나 반환점인 선바위를 찍고, 신삼호교 남단, 태화강 전망대를 넘어 명촌교 남단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코스의 난이도는 중·하로 평균 자전거 시속 15km로 1시간 50분 정도 걸린다.
 꼭 살펴봐야할 곳은 태화강대공원, 선바위, 삼호대숲, 태화강 전망대와 야경 등으로 봄의 향기를 맘껏 느끼며 태화강 여행을 시작해 보자.
 잘 다듬어진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느릿느릿 페달을 밟는다. 강을 따라 가는 길이다. 태화강의 깨끗한 물 내음을 맡으며 천천히 달려본다. 봄의 기운이 만연한 3월 중순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빨리 달릴 필요가 없다. 좌·우에 펼쳐진 자연과 함께 지친 마음을 달래는 데 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태화강 대공원
출발지인 내황교서단을 출발해 6km를 달리면 태화강 대공원이 나온다.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여유를 가지고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매력이 있다.
 태화강 대공원에 겨우내 움츠렸던 식물들이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 파릇파릇한 싹을 틔워 대지를 초록으로 물들이며 봄소식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수레국화와 안개초, 꽃양귀비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이곳, 봄날의 설렘으로 다가온다.
 일주일 뒤인 3월말에서 4월초에 꽃내음이 가득한 환상의 꽃 잔치가 시작되니 기대해 볼 만 할 것이다.
 또 다시 자전거에 속도를 내본다. 5분 정도 가다보니 십리대밭이 눈에 뛴다.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십리 대밭을 걸어본다.
 삼호교와 태화교 사이에 위치한 이 '태화강 십리대밭'을 거닐면 마음이 숙연해 지면서 몸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때 홍수로 인한 범람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백사장에 대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대나무 숲을 돌아 드넓은 태화들로 나오니 오산못도 만날 수 있다. 오산못은 실개천의 시작 지점으로 명정천과 연결돼 있다. 또 벽천형태로 자연석을 쌓고 수련, 부들, 창로 등 수생식물을 식재해 습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어 태화강의 생태 환경을 돕고 있다.

#선바위
출발점에서 약 14km지점에 도착하자 태화강 기슭에 자리 잡은 뽀족한 모양의 바위를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울산 12경 중 하나인 선바위.
 울산 선바위는 태화강 중류에 있는 강당소(江堂沼) 또는 백룡담(白龍潭)이라 불리는 깊이를 가늠키 어려운 차가운 물속에 서 있다고 한다. 강 건너에서 이 바위를 보면 마치 뒤로 보이는 절벽과 한 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절벽과는 떨어진 채 따로 서 있다. 이곳은 선바위와 주위 기암절벽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선바위의 총 높이는 33.2m이고, 물 위 둘레는 46.3m이며, 최정상 폭은 2.9m에 이른다.
 이 바위는 세월을 짐작할 수 없는 바위 층이 겹겹이 쌓여 있고, 바위 동쪽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벼랑이 있다. 이 벼랑 위에는 용암정(龍岩亭)이라는 정자와 통도사의 말사인 선암사(仙岩寺)가 자리하고 있는 데 강 건너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용암정과 어우러진 선바위는 더욱 더 운치가 있다.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삼호대숲
자전거를 타고 삼호교 일대로 내려오면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삼호대숲을 만날 수 있다. 
 이 철새도래지엔 겨울을 나기 위해 울산을 찾는 까마귀떼 6만여 마리가 먹이감이 많고 보금자리로 최적의 장소인 이곳을 매년 방문을 하고 있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눈이 번쩍일 정도의 아름다움 장관이 항상 펼쳐진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 삼호대숲을 찾아드는 까마귀떼의 군무(群舞)는 최고의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울산의 관광명물로도 손색이 없다. 공해도시의 오명을 들었던 울산에 까마귀떼가 정기적으로 날아드는 것 자체가 울산의 자랑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태화강 전망대
자전거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면 몸이 약간 지친다. 이때 휴식을 취하면서 태화강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바로 태화강 전망대.
 전망대 3층에 있는 한 커피 전문점에서 한잔의 차와 함께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태화강의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은 360° 내부 회전식'으로 설계돼 자리에서 이동하지 않고 태화강 전체조망을 즐길 수 있다.
 
#울산의 화려한 야경까지
어느 덧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태화강의 야경을 볼 수 있게 돼 오히려 행복하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태화강은 화려한 변신을 한다. 태화강 대공원 일대는 그야말로 화려한 야경을 뽐낸다. 특히 일출, 일몰 한시간 전 쯤 하늘색은 그야말로 정말 마법 같다. 그때 펼쳐지는 하늘색의 변화무쌍함을 보고 있으면 감동이 밀려온다. 이글거리는 붉은 하늘빛과 이 색을 흡수한 태화강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행의 끝자락
드디어 여행의 마지막 지점인 명촌교 남단에 도착했다.
 총 27km의 태화강 자전거 여행이 막을 내린 것이다.
 천천히 즐겨서인지 4시간 정도 걸렸다. 건강을 지키면서 봄의 향기가 만연한 태화강을 살펴본 이번 여행은 가슴속 깊이 남을 것이다. 독자들도 가족들과 함께 꼭 이 여행을 해보길 추천하고 싶다. 봄이 주는 가슴 벅찬 감동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가 주는 즐거움
밟는 대로 나가는 자전거. 진짜 자전거의 장점은 두발로 걷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빠르면서 건강에도 좋은 이동수단이란 점이다. 그 자전거가 요즘 제철을 만났다. 자전거의 모든 것, 자전거와 친해지는 비결을 알아본다.
 자전거는 체력을 증진하면서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탈것이다. 자전거를 타면 하체가 단련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심폐기능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호흡기나 순환기 발달에 달리기 이상으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주말이나 휴일에 가볍게 하이킹을 나가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이 자전거이기도 하다. 자동차로 간다면 그냥 스쳐 지나칠 길도 자전거로 가면 지나는 길가의 모든 정경을 느낄 수 있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멈춰서 더 깊이 음미할 수도 있다. 그 길의 표정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니 자전거는 마음을 여는 이동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창환기자 c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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