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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르 차르륵
빙수기로
얼음을 갈 때,
매미들도 울어 댄다
시르릉사르릉
쉬엉쉬엉사르릉
유리그릇에
쌓이는
매미 소리 시원한
눈, 눈, 눈
눈밭에서
팥과 과일이
눈싸움 한다
여름이 녹는다
[감상노트]
팥빙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주 가는 찻집에 팥빙수 기계가 소란스레 돌아간다. 파도소리를 낸다. 팥빙수 하면 초등학교 4학년의 여름이 생각난다. 초등 학교 때 진해로 전근가신 선생님반 친구들과 펜팔을 하였다. 그 친구들이 우리 학교 친구들을 초대했다. 섬마을 우리들은 진해 탑산도 구경하고 빙수도 처음 먹어 보았다.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그때의 우리들은 하나같이 밝고 행복한 얼굴이었다. 추억을 생각하면 어느새 행복의 수채화 물감처럼 물들고 만다. 이런 착한 동심 때문에 유년시절은 모두에게 행복으로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시는 동심의 세계가 아주 잘 드러난 발상이 신선한 시다. 여름과 매미, 유리그릇에 쌓이는 눈, 눈밭에서 팥과 과일이 눈싸움을 한다. 그로 인해 더운 여름이 녹는다. 오늘같이 푹푹 찌는 더위에 이 시를 통해 잠시 더위를 잊기를 바란다. 김이삭 시인(울산아동문학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