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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일 터지는 올림픽 금메달 소식이 시민들의 불쾌지수를 달래주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현재까지 금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에서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스포츠 경기력과 국력은 비례한다지만 한국 대표팀은 국력 이상의 선전으로 무더위 속의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박태환의 실격 판정을 비롯해 여자 배드민턴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일부러 져주기에 가담한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 올림픽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축구대표팀의 선전은 가슴벅찬 순간이었다.
 

 8일 새벽 벌어지는 축구대표팀의 대브라질 전에서 올림픽 4강을 넘어 큰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라 한국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성취를 이뤄냈다.
 한국은 5일 새벽 런던올림픽 개최국이자 축구 종가인 영국을 맞아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간의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지 10년 만에 그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둔 데 대해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의 노고에 찬사와 축하를 보낸다.
 

 한국 축구의 성취는 과거를 짚어보면 더 빛난다. 한국 축구는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8강에 진출했으나 스웨덴에 0대 12로 크게 패하며 물러서야 했고 이후 56년 만인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8강에 올랐을 뿐 세계와의 격차를 실감하며 단 한 차례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처럼 험난한 여정을 걸어온 한국 축구가 마침내 메달권에 근접함으로써 국민의 자긍심도 한껏 높아졌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빛난 것은 아니다. 여자 역도의 장미란 선수가 보여준 프로정신과 메달을 따지 못한 뒤 스스로 부족했음을 인정하는 태도는 쉽게 포기해 버리는 스포츠 스타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장미란 선수는 국민들의 기대감에 그동안 많은 부담을 느꼈음을 고백했다. 그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도 많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장 선수의 정신이야말로 이번 올림픽에서 건진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다. 우리 사회가 그 정신을 본받을 만 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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