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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린
#작가소개
전경린은 필명이고, 본명은 안애금이다. 1962년 경남 함안에서 출생해 경남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삶의 진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 가득한 문장과 여성의 내면 심리를 정확히 짚어내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묘사로 알려져 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사막의 달』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소설집으로 <염소를 모는 여자>, <환과 멸>, <물의 정거장> 등이 있으며,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열정의 습관>, <최소한의 사랑>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전경린의 베스트셀러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2002년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가정의 틀안에서 안주하던 한 여성이 내면에 지닌 혼란스런 욕구를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나타나는 일탈과 매혹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문학동네소설상, 21세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에피소드
소설가 전경린은 최근 한 일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단편 위주로 흘러가는 현재 한국문학 풍토를 비판했다.
 작가는 "문단 구조가 단편을 쓸 수밖에 없는데 독자들은 이야기가 풍부한 장편에 목말라하고 있다"면서 "장편이 쏟아져 나와야 한국문학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글쓰기로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전업작가들이 단편을 선호하는 이유는 우선 문학계간지에 수록될 때 원고료를 받을 수 있고 다시 소설집으로 묶어낼 수 있는 데다 '연봉' 정도의 상금을 주는 문학상 또한 단편 위주로 돼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시행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지원금 역시 대부분 단편에 주어진다. 문예위는 지난 한해동안 계간지에 실린 우수작품 144편에 대해 각각 300만원씩 지원했는데 이중 장편은 10여편에 불과하다.
 이 지원금은 한 작가가 1년에 3번까지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단편 3개만 잘쓰면 기초생활비는 건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반면 장편소설은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써봤자 전적으로 시장판매에 기대는데 현재의 수천부 판매량으로는 원고료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문예지가 대중성보다 문학성 위주로 쓰여지는 단편을 주로 수록하기 때문에 장편을 발표할 지면이 없다.
 작가 입장에서도 장편 연재의 경우 이미 발표된 부분을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고칠 수 없다는 부담 때문에 탈고까지 거친 뒤 한번에 발표하는 전작(全作)을 선호한다.
 작가는 "한국문학이 활성화됐던 1970년대를 돌아보면 박완서, 최인호, 이외수 등의 선배들이 독자와 호흡하는 장편을 쏟아냈다"면서 한국작가들은 단편에 매달리고 일본소설을 비롯한 외국소설이 장편을 장악한 현재의 문학현실을 아쉬워했다.

   
▲ 최소한의 사랑
#최근 인기작
지난해 작가가 2년 만에 발표한 새 장편소설. 결핍이 가득한 시대에 던지는 전경린의 혜안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스터리한 설정, 환상적인 장치로 작가 전경린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소설이다.


 소설은 어린 시절 잃어버렸던, 아니 사실은 일부러 버렸던, 배다른 여동생 유란을 찾아 나선 희수의 여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수십 년 동안 모든 가족들이 없는 사람 취급했던 유란. 죽어가는 새엄마의 부탁으로 그녀의 행방을 찾아 나선 희수는 그녀가 북쪽 끝, 접경지대의 한 도시에 있음을 알고 찾아간다. 그러나 이미 유란은 자신이 지내던 집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의 흔적만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졌다. 희수는 유란의 방에서 지내며, 유란을 기다리며, 유란이라는 타인의 삶을 흉내 내기 시작하는데….


 이 소설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모여 있는 '유실물 보관소'와 같다. 읽다 보면 마치 내가 그 이상한 도시에 짐을 풀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 같은 체험 속에, 그동안 잃어버렸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이 생각난다. 이 작품은 묻는다. 나에게는 꼭 찾아야 하는 소중한 것이 있는지? 나에게 가장 필요한 최소한 것은 무엇인지? 독특한 통찰력으로 이 시대의 아픔을 보듬는, 전경린만이 들려 줄 수 있는 물음이다.
 
※'울산시민이 사랑한 작가'는 반디앤루니스 울산점이 울산 시민들이 구입한 서적의 판매량 등을 토대로 산출한 순위를 참고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작가 위주로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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