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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갤러리 운영은 느긋해야 한다고 하지만 제 마음은 늘 급해요. 스스로가 화가이다보니 작가들의 생활고를 잘 알기 때문이죠. 전시장에 걸어놓은 그림들이 한 점도 팔리지 않을때면 마음은 절로 무거워지고, 그래서 아트페어든 아트마켓이든 어디든 찾아다니게 되요. 작가들에겐 판매의 활로를 찾아주고 시민들에겐 좋은 작품을 만날 기회를 주려면 분주할 수 밖에 없죠"

   
▲ 모아미 갤러리 내부.

접근성 개선·집적효과 방문객 늘어
아트상품 개발·미술체험 교육 준비
지원조례 약정 끝난 후 살아남기 고심

# 반구동서 중구 문화의거리 새둥지

   
 
14일 중구 문화의 거리 1-1번지, 첫 시작점에 위치한 모아미 갤러리(대표 현서정)를 찾았다. 반구동에서 동명의 갤러리를 운영하다 최근들어 이곳에 새 둥지를 마련한 현서정 대표(55·사진)의 얼굴은 이전에 만났을 때보다 한층 밝아보였다.
 현 대표는 "이곳에 오니 확실히 전보단 접근성이 좋아 전시장을 찾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시작이 전해주는 에너지 때문인지 요즘엔 전에 없었던 아트상품 개발이나 아이들을 위한 미술체험 교육도 계획중"이라며 열정을 내보였다.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서면 20여평 가량의 전시장이 우선 관람객을 맞는다. 현재는 개관초대전으로 '포항출신 한국화가 한승협씨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점묘화 기법으로 하나하나 붓을 찍는 기법이 인상적인 한 작가의 작품 19점이 걸려있는데 작가의 정교한 작업들은 눈을 휘둥그레 한다. 특히 맨 오른쪽 벽면에 걸린 서정적인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그렇게 전시장을 지나자 다소 비밀스런 공간이 얼굴을 드러낸다. 현 대표의 작품 및 모아미가 소장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곳이자 상담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특히 이곳엔 현 대표와 딸 황나휘씨가 최근 제작한 다양한 아트상품과 2호 정도의 액자 등 시민들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시민들의 미술품 소장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다.

# 서양화가 활동으로  작가 네트워크 구축 탁월
이와함께 현서정 대표는 지역작가들은 물론 국내외 다양한 작가들을 소개해 새로운 미술흐름도 알려나갈 예정이다. 6월엔 서울에서 활동중인 서양화가 김명곤 초대전 '꿈의 변주', 7월엔 현대미술작가회와 양희숙 작가 초대전, 8월엔 대구출신 손호진 작가 등 오는 하반기까지 연이어 기획전을 선보인다.
 현 대표는 "20여년간 서양화가로 작업해오다보니 여러 작가들과 네트워크가 구축된 것이 갤러리 운영에 큰 보탬이 되는 듯하다"며 "특히 작가들의  마음을 잘 알고 일에 임하다보니 서로 얼굴 붉힐일 없이 전시의 여러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고 했다.
 문화의 거리 조례지원에 대한 생각은 어떠할까. 그는 "중구의 시도덕에 갤러리 집적효과가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하지만 다양한 지원에도 수천만원의 인테리어비, 100여만원의 임대료 및 운영비가 나가는데 약정기간이 끝난 뒤 건물주나 여러 사정에 의해 운영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투자들이 중간에 뜨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가 가진 앞으로의 이 공간에 대한 바람은 무엇일까. 현 대표는 "앞으로 모아미 뿐 아니라 이 일대 갤러리들이 하루빨리 시민들에게 익숙해지고 갤러리들의 활동이 활발해져 실제 시민들이 하루의 시간을 내서 갤러리 투어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동안 울산에선 실현되지 않은 그의 바람이 곧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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