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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화단의 주목을 끌어 온 두 작가의 작품전이 나란히 울산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6월 3일까지 남구 갤러리H에서 개인전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를 갖는 이우림 작가와 25일까지 CK아트홀에서 개인전 '모티브한 여인전'을 갖는 박기현 작가가 그 주인공.

   
 

# 이우림'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젊은 작가임에도 정교한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과감한 연출을 시도해온 이우림 작가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몽환적인 그림으로 유명하다. 거의 사진에 가까운 그의 그림 속 사물들은 정교하고 산뜻하게 그려져있다. 그러나 이 사물들은 하나의 맥락에 놓여있진 않다. 숲과 계단, 그위의 여인이나 꽃 등 현실에선 함께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사물을 등장시켜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그의 그림엔 대부분 배경으로 숲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숲은 단순한 배경이기 보단 인간을 만지는 손으로, 인간이 입는 옷의 형태로 의인화된다. 인간과 자연의 내밀한 교감과 은밀한 접촉, 교류가  한 화제를 이루고 있다. 그의 그림 속 등장하는 여인들은 온 몸을 화려한 꽃무늬 천으로 감싼 옷을 입고 있는데, 그 패턴 역시 녹색의 숲과 연결되는 원색의 꽃들이다.

 이처럼 자연과의 내밀한 만남을 그려낸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보여주는 한편 현대인이 잃은 본원적인 힘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이번 개인전에는 기존의 '몽' '산책' 시리즈 뿐 아니라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그림 속 여인들을 더해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려내는 신작 2점을 포함, 총 12점을 선보인다.

# 박기현 '모티브한 여인전'

대구출신인 서양화가 박기현은 이번 전시에서 특히 절대자 또는 남성의 소유물이 아닌 온전한 주체적 존재로서의 아름답고 지적인 여인들을 그려낸다. 특히 빛과 그림자, 색과 면 분할, 날카로운 선의 중첩을 밀도있게 그려내 더욱 눈길을 끈다.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가 지난 2011년 펴낸 <모티브한 여인>이란 시화집에서 보여준 화풍과 연결되지만 보다 다양한 상황 속에 놓인 여인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당당한 커리어우먼을 연상시키는가 하면 때로는 평화로운 모습으로 풀숲에 온 몸을 내맡긴 듯한 그의 작품 속 여인들은 혼자 있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박 작가는 "철학 사유의 본질, 생각하는 주체로 여인을 보려했다. 또 삶의 허영 속 공간이 아닌 일상 속에 놓여진 여인들의 내면을 담아 우리 삶에 영감을 주는 대상으로 그려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대구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박기현 화가는 국제전·비무장지대전(DMZ)등을 비롯 '낙동강 생태계조사', '금호강 자전거 탐사', 현장스케치·퍼포먼스에도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자연과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 중이며, 낙동강과 우포늪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기획하기도 했다. 총 30여점 전시. 문의 010-5365-6043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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