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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올라서면 광활한 억새밭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90년대 중반 오리온목장이 문을 닫으면서 억새 군락지가 형성된 이곳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오리온목장 문 닫으며 억새 군락지 변해
광활한 은빛물결 유명세 전국 산객 찾아
반나절 완만한 코스 가을 산행지로 적격

무장봉은 무장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경상북도 경주시와 포항시의 경계지점에 위치한 무장산은 원래 포항 오어사를 품은 운제산과 경주 토함산을 잇는 624봉으로 불리다가 최근 무장산으로 통용되고 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산자락의 무장사는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투구 등 병기를 묻은 곳이라고 한다. 또한 원효대사가 포항의 오어사에 머물기 위하여 수도차 지나다녔던 숲길도 이곳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마을 주민들도 무장산으로 불려져 왔다고 한다.

 경주 보문단지를 돌아서 덕동호 쪽으로 들어가면 암곡동 마을이 나타난다. 경주시 암곡동 산 1-1번지가 암곡동 왕산마을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동·북 방향으로 바라보면 선덕여왕 촬영지 푯말이 커다랗게 서 있다.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되는데 시멘트로 된 도로를 따라 무장골을 따라 오르다보면 법평사(卍)라는 팻말 이 나온다.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물길따라 이어지는 도로는 포장, 비포장 길이 반복되면서 공원 지킴터까지 이어진다. 이곳을 지나 10여 분 같은 방향으로 가다보면 처음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왼쪽 진행 방향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징검다리와 아치형 목재 다리로 이어지는데 계곡을 건너면 본격적인 산행 길로 접어든다. 길 옆 개울에는 물고기들이 떼지어 놀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다람쥐들도 겨울 준비를 하느라 부지런히 돌 틈을 드나들며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도 보인다. 이렇게 정겨운 길은 무장사지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무장사지 삼층석탑.

# 보물 제126호 무장사지 삼층석탑
무장사지 삼층석탑 은 보물 제 126호로 경북 경주시 암곡동 산 1-7번지에 있는 석탑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산자락의 무장사는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투구 등 병기를 묻은 곳이라는 뜻으로 '무장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즉 병기가 필요없는 평화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문무왕의 결연한 의지가 이 절을 창건하는데 큰 힘이 됐고, 또한 절 안에 3층 석탑을 세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양식이다. 아래층 기단은 각 면마다 모서리 기둥과 가운데 기둥 2개를 새겼고, 윗층 기단은 동그란 안상(眼象)을 각 면에 2개씩 조각하였다. 탑의 중심부분인 탑신부는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돼 있으며, 1층 몸돌은 조금 높은 편이다.

 몸돌의 각 모서리에는 층마다 기둥 모양이 조각됐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각 층의 지붕돌은 크기의 줄어든 정도가 적당하고, 지붕돌 밑면의 받침은 5단이며, 처마는 직선을 이루다가 양 끝에서 부드럽게 살짝 들려있다. 1층 몸돌이 조금 높지만 간략화가 심하지 않고, 기단부에 새겨둔 안상은 양식상 시대가 내려옴을 의미하므로 9세기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짐작된다. 원래 무너진 채 깨어져 있었던 것을 1963년 일부를 보충해 다시 세웠다.

가을 햇살에 은빛으로 반짝이는 억새밭.
 
# 148만㎡ 억새밭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인기
무장사지를 들르기 위해서는 100m 정도를 갔다가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등로(登路)는 대체로 완만하며 정상까지 이어진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5.3㎞정도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또 다른 길은 계곡을 건너기 직전 오른쪽 숲길을 따라 올라가는 등로인데, 이 길은 다소 가파른 비탈길을 반복해서 올라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거리는 3.1㎞로 1시간 30여 분 소요된다. 어느 곳을 택해도 길 잃을 염려는 없고 2시간 이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무장산은 1970년대 초지를 조성해 젖소를 키우던 오리온목장이었다. 목장이 1996년에 문을 닫으면서 너른 초지가 억새 군락지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명성이 전국에 알려지자 TV 인기드라마 '선덕여왕'이 이 일대에서 촬영됐고, 2003년에는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 유명세 탓에 지금은 경주·포항 지역 최고의 억새 산행지로 알려져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넓은 억새밭과 가을 햇살을 한껏 먹은 은빛 억새가 물결친다. 등산객들은 148만㎡(45만 평)에 이르는 억새 물결 앞에서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 한 번 놀란다. 그리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토함산과 운제산의 웅장한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사를 쏟아낸다. 멀리는 동해를 바라보며 보문단지, 포항 앞바다, 제철소, 단석산, 동대봉산, 함월산, 운제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무장봉 정상 표지석.

# 하산길 특산물 미나리로 생기 충전
하산은 어느 곳을 택해도 2시간이면 원점 회귀가 충분하다. 하산시 이곳의 특산물인 미나리를 맛볼 수 있는데 암곡동 미나리는 지하수로 키우는 밭 미나리 로 봄·가을 두 차례 수확하는데, 9월부터 11월까지는 가을 성수기라서 미나리가 부드럽고 가을 미나리 특유의 향이 물씬 풍겨 입맛을 돋운다.
 가을 입맛을 당기는 암곡동 미나리를 맛볼 수 있는 무장산 억새 산행.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5시간 정도의 코스로 그리 가파르지 않는 억새·단풍·문화재가 어우러진 가을 산행으로는 적격이다.

# 산행코스 

암곡버스 종점→공원주차장→공원지킴터→무장사지→억새평원→무장봉→갈딱고개(약800m)→밤골→입곡공원지킴터(약 8.5㎞)

□ 찾아가는 길
▷승용차
굧 울산→불국사→보문단지→천북→암곡동→주차장(경주시 암곡동 산 1번지)
▷시외버스
굧 무장산 셔틀버스이용(무료) : 오는 11월까지(보문단지 물레방아에서 출발→암곡동) ※경주시외버스 터미널에서도 무료 셔틀버스가 낮 12시까지는 수시, 12시 이후에는 20분 간격으로 운행.
 
□ 주변 먹거리
▷암곡마을 해천농원 : 미나리전, 목우촌생삼겹살, 미나리, 동동주 등 017-533-5164
▷암곡마을 국화빵 할매집 : 매생이 칼국수, 미나리전, 더덕동동주 등 010-6430-2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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