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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단협에서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킨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과 24일 단체 교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상당한 태도 변화가 예상된다.
 벼랑끝 교섭에서 합의안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노조는 20년 만에 파업을 벌이는 수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인데,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한달 간 진행한 무기한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켰다. 파업 찬성률은 97.1%에 달했다.

 97.1% 압도적 파업 찬성률 사측에 큰 부담으로 작용
무기한 찬반투표과정 노노갈등 확산 노조도 좌불안석

 그러나 노조 측은 개표에 앞서 24일부터 우선 교섭을 재개한다는데 사측과 합의했다.
 무기한 파업 찬반 투표를 벌이는 과정에서 조속한 개표와 교섭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개되는 교섭에서는 양측 모두 지금까지와는 다른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의 경우 압도적인 파업 찬성률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경영 위기 속에서 노조가 20년 만에 파업을 벌인다면 대외 이미지가 크게 떨어져 경영 위기를 더욱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큰 것이다.


 노조도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무기한 파업찬반투표 과정에서 노노갈등이 불거지는 등 파업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업찬반투표 막바지에는 대부분 노민투 소속인 분과장(대의원들의 분과별 대표)들이 개표를 촉구하며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만약 이 같은 노노 갈등이 앞으로 확산될 경우 노조 집행부에게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노사 모두 궁지에 몰린 만큼 24일 재개하는 교섭에서는 양측 모두 일정 부분 태도변화가 예상된다"며 "그 변화의 범위에 따라 올해 임단협 타결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50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 그룹 3사 노조와 공동으로 통상임금 확대안도 요구한 상태다.
 노조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사측은 지난달 1일 열린 35차 교섭에서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정기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 △2015년부터 정년 60세 확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 및 노조휴양소 건립기금 20억원 출연 등의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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