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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유곡동 일대 대단지 아파트 단지와 남구 도심을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인 유곡로가 출퇴근 시간때 만성적인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은 우정선경2차아파트 사거리 모습.  이창균기자 photo@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기석(가명)씨는 집이 중구 유곡동 아이파크 아파트다. 오후 6시께 업무를 마치고 핸들을 잡는 순간, 이씨의 매일 반복되는 퇴근길 고통이 시작된다. 서두른다고 나섰지만, 시청 앞에서 태화로터리까지 중앙로는 어김없이 막힌다.
 가까스로 태화로터리를 빙 돌아 태화교에 진입하는 순간, 편도 3차선을 가득 메운 차량들이 꼬리를 물 수 밖에 없는 현실과 부딪힌다. 이씨가 태화교에 갇히는 시간은 매일 20분 남짓. 한번 신호 소통 때마다 고작 20여m를 전진할 뿐이다.

우정선경 2차아파트앞  좌회전 유곡로 이용 이외엔  먼 길 둘러가야
혁신도시일대 아파트 8천세대 입주후 교통량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수년전부터 예견 불구 인프라 부족에  현재로선 뚜렷한 해결책 없어

# 좁은 소방도로로는 해결 무리
우정사거리에 가까워지면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정체의 원인이 이씨의 눈앞에 펼쳐진다. 태화교에서 유곡로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강북로에서 우정사거리를 지나 태화로 방면으로 진입하려다 꼬리를 문 차량들 때문에, 가로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 정체의 원인이었다.

 가까스로 우정사거리에 진입한 이씨는 적색 신호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차를 끼워 넣는다. 앞서 꼬리를 문 교차 차량들에 대한 소심한 복수심도 교통 법규를 어길 수 있는 일말의 변명거리를 제공했다.

 우정사거리를 건너온 이씨는 다시 유곡로 좌회전 차선에서 고비를 맞는다. 다시 반복 되는 꼬리물기와 무질서의 현장. 이씨는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한 피로감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최근 정체되는 울산 퇴근길 중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이 우정사거리 일대다.
 유곡동 일대 대단지 아파트 단지와 남구 도심을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인 유곡로가 만성적인 정체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가정한 이씨의 경우처럼 남구에서 유곡동으로 가려면 유곡로 외에는 우회도로가 없다. 번영교를 넘어 북부순환도로를 타도 되지만, 돌아가는 거리가 만만치 않다.

 우정사거리에서 동강병원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곧바로 우회전하면 나오는 화진2길이 있지만 사실상 소방도로로 우회도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 교통량 기하급수적 증가
유곡로에서 북부순환도로로 이어진 평동길도 있지만 이 역시 소방도로이기 때문에 우회도로라는 의미가 없다.
 결국 태화교에서 우정사거리를 지나 유곡동 대단지 아파트 단지로 향하는 길은 왕복 2차선 유곡로가 유일하다.

 유곡동 아파트 단지 세대수는 이편한세상 651세대, 아이파크 820세대, 푸르지오 911세대 등 2,382세대에 달한다.
 이뿐 아니다. 유곡동에서 북부순환로를 넘어 혁신도시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가 현재 준공된 곳만 6,048세대다. 이 중 93%인 5,624세대가 입주를 마쳤다.

 유곡동 아파트 단지와 혁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남구 방면으로 진·출입하려면 현재 유곡로 이외에는 마땅히 대안이 없다.
 정체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도로망이다.
 5일장인 태화시장이 열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이 일대는 지옥이 따로 없다. 왕복 2차선 유곡로는 갓길에 상·하차 물류 차량들이 불법 주차를 일삼고 있어 교통이 마비되기 일쑤다.

 혁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고, 공공기관 입주가 마무리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 뻔하다.
 현재도 북부순환로에서 다운사거리를 거쳐 신복로터리까지 구간은 매일 퇴근길마다 심각한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교통계 관계자는 "현재 우정사거리 정체 현상은 이미 수년전부터 예견된 상황이었다"며 "날마다 가용가능 경력을 총 동원해 현장 배치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도로 인프라가 너무 열악한 가운데 교통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소통을 원할하게 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지혁기자 uskjh@ 이동욱기자 usldu@  윤지아·전용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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