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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산(元曉山)
높이 : 해발 922.2m
 위치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용연리


산악인·중앙농협 달삼지점장 
원효산은 낙동정맥(落東正脈)의 마지막 구간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가지산, 운문산, 신불산, 영축산과 함께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한다. 몇 해 전만 해도 원효산을 제1봉(922.2m) 천성산(千聖山)을 제2봉(855m·비로봉)으로 불러왔다. 그러나 최근 양산시에서 두 산을 천성산으로 통합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기존의 원효산을 천성산 주봉(제1봉)으로, 천성산(비로봉)을 제2봉으로 고쳐 정상석을 세워놓았다. 천성산의 유래는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건너온 1천(千)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聖人)이 되게 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원효산은 원효대사의 이름을 딴 것이며 산 중턱에는 원효암이라는 절이 있다.

오랫동안 출입통제구역으로 남아있었던 원효산(천성산 1봉)이 작년에 전면 개방됐다. 이곳은 화엄늪(습지)의 발원지로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억새가 아름다워 등산객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곳이지만 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정상은 오를 수가 없었다. 군부대 철수와 정상개방 소식을 들은 지 1년 남짓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천성산 1봉 정상에 올랐다. 천성산은 '한국의 100대 명산' 중에서 65위를 기록할 정도로 산 꾼들에게 인기 있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관음전과 홍류폭포. 장엄한 폭포 물줄기에 세속의 온갖 번뇌가 다 씻겨 내려가는 듯 하다.

 
# 봄엔 진달래·철쭉, 가을엔 억새 만개 
언양에서 부산으로 가는 35번 지방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15㎞ 정도 가면 석곡이라 불렸던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가 있다(고속도로 이용시 경부고속도로 양산IC를 빠져나와 공단입구삼거리에서 우회전해 35번 국도를 따라 언양→통도사 방향으로 13㎞ 정도 간다). 고려제강 앞 소토삼거리에서 태평양물류창고 방향으로 우회전해 대석마을로 진입하면 원효암 매점이 있는 첫 삼거리가 나온다.

 홍룡사 방면으로 오르는 길을 따른다. 갈림길에서 왼쪽 도로를 따라 대석 마을 삼거리를 지나 곧장 오르면 대석저수지 조금 못미쳐 홍룡사 매표소(여름철에만 임시 운영)에 도착한다. 매표소에서 도로를 따라 1㎞ 정도 더 오르면 홍룡사 주차장이 나오고, 길은 다시 두 갈래로 나뉜다. 주차장 위쪽 길은 원효암으로 곧장 이어지는 원효암 계곡길이고, 왼쪽 길은 도로를 따라 홍룡사를 거쳐 원효암으로 가는 길이다.

 원효암 매점 갈림길에서 40여 분 만에 홍룡사 조금 못 미치는 지점 가홍정(駕虹亭)이라는 정자에 도착한다. 이른 아침부터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스님의 낭랑한 독경소리가 온 산을 뒤덮는다. 가홍정은 양산 대석에 살던 가선대부 석은(石隱) 이재영이 노병이 치유되고 난 66세이던 1918년에 많은 이들과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지었으나 소실돼 2011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양산시에서 재건했으며, 예전엔 기우단이 있던 자리였다고 적혀있다. 가홍정을 풀이해보면 멍애 가(駕), 무지개 홍(虹), 정자 정(亭)이다. 조금 뒤 반야교 다리를 지나 홍룡사 절 마당에 들어선다.

홍룡사 대웅전 전경.

# 관음성지 홍룡사(虹龍寺)
재단법인 선학원(禪學院)에 속하는 홍룡사는 신라 제30대 문무왕 13년(673)에 원효대사가 낙수사(落水寺)라는 이름으로 창건 했고 관세음보살님이 상주하는 관음성지(觀音聖地)다. 관음성지란 관세음보살의 상주처로서 중생들의 기도에 응답하는 곳이라 전한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으며 현재는 대웅전 무설전 등의 전각과 당우를 건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주소: 경남 양산시 상북면 홍룡로 372 ☎055-392-2114).

 홍룡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절 오른쪽 '수정문'을 지나 '산신각'을 따라 조금 올라간다. 계단 끝까지 올라가면 그윽한 향 냄새가 풍긴다. 하얀 물줄기를 계곡 사이에 암벽에서 끓임 없이 쏟아내는 폭포가 신비롭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옆으로 약사여래불상이 있고 불상 앞에서 은은한 향 냄새가 퍼져 나오니 세속에서 모든 것을 잊은 듯 머리마저 맑아지는 느낌도 든다.
 
# 무지개 빛 쏟아지는 홍룡폭포(虹龍瀑布)
기암괴석 사이로 쏟아지는 물보라가 인상적인 홍룡폭포는 쏟아지는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혀 사방으로 퍼질 때 무지개가 보인다고 해서 무지개 홍(虹)자, 여울 룡(瀧)를 써서 '홍룡' 폭포로 불렸으나, 지금은 룡자가 (龍 용룡자) 변해 홍룡(虹龍)폭포로 부르고 있다. 홍룡폭포는 3단으로 비류가 흘러내리는데 상단은 약 24m, 중단은 14m, 하단은 10m에 이른다. 청면한 날에는 폭포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오색 무지개로 변해 마치 무지개 빛깔 꽃들이 천상의 화원에 피어난 듯하다. 또한 천룡(天龍)이 폭포 아래에 살다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도 깃들어 있다.

화엄벌에서 보이는 전경. 양산 시내가 아득하게 보인다.

 폭포 바로 옆에는 관음전(觀音殿)이 있다. 관음전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했고, 그것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오는 암자이다. 암자에서는 향음이 흘러나오며 금방 세속에 얽매여 찌든 생각을 잠시나마 잊게 된다. 폭포 아래 오른쪽에는 석조여래좌상이 미소를 머금고 다소곳이 앉아 온화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원효산을 가기 위해서는 홍룡폭포를 구경한 뒤 절 쪽으로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이곳에서 원효산으로 오르는 등로는 두 곳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절 마당을 지나 오른쪽 산 능선을 따라 올라 가는 등로와 다른 하나는 절 입구 가홍정 조금 못 미치는 부근에서 왼쪽 능선을 따라 원효암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길이다. 어느 곳을 택해도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가홍정에서 원효암으로 오르는 등로를 따라 올라가보자! 이곳에서 원효암까지는 1.8㎞로 초입부터 약간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나무계단을 지그재그로 10여 분 오르면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등로 주변은 참나무와 잡목이 군락을 이루고 오래된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있어 쉼터를 제공한다.

 능선을 따라 40분 쯤 오르면 능선 턱 마루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조망이 확 트이기 시작하는데 고개를 뒤로 약간 돌리면 용천지맥이 흘러가는 용천산과 백운산, 대석저수지가 있는 양산 시가지가 보이고 그 옆으로 금정산도 들어온다. 좌우로 펼쳐지는 경관을 벗 삼아 쉬엄쉬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원효암-0.4㎞, 화엄벌-1.4㎞ 지점이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른다(왼쪽은 화엄벌 가는 등로). 조금 뒤 나무데크(갑판) 계단을 지나면 원효암에 도착한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 산행코스

대석저수지 → 홍룡사 → 홍룡폭포 → 원효암 → 원효산 정상 → 화엄벌 → 홍룡사 →대석리로 이어지는 코스(12㎞) 4시간 30여 분 소요

□ 찾아가는 길
▷승용차: 양산고속도로 I.C 출구→부산 방향 좌회전(10~20m)→대석마을 이정표(좌회전)→원효암 셔틀버스 승강장→대석저수지 앞 매표소→우측 계곡따라 진입→주차관리소→홍룡사
▷시외버스: 홍룡사 원효암행 언양→양산터미널→부산(05:10~22:00·10분 간격) 운행 세원교통·푸른교통 12번 시외버스 이용, 국도변에서 도보로 접근.

□ 주변 먹거리·숙박 안내
▷가랑골식당 (055-374-9955): 닭·오리요리 등
▷물안뜰(055-374-4088): 차 와 식사 
▷폭포수식당(055-366-3256) : 한식뷔페
※ 숙박은 양산시내 다양한 숙박업소 이용.

□ 주변 볼거리
▷당산돌기 체험장: 대석마을 입구에 물안뜰 당산공원이 조성돼 있다. 도는 수에 따라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24바퀴를 돌면 간절한 소원 한 가지는 이루어진단다. 매년 7월 농촌전통문화체험 행사도 열려 야생화분 만들기, 쪽물 염색, 열매 공예, 떡메치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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