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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화랑의 수련장으로 이용됐던 경주에서 가장 높이 솟은 단석산. 산 곳곳은 진달래 군락을 이루며 신라 최초 석굴사원인 국보 제199호 신선사 마애불상군이 자리하고 있다.

단석산(827m)은 경주에서 약 16㎞ 떨어진 건천읍에서 산내면으로 넘어 가는 길 왼편에 우뚝 솟아 있는 봉(峰)으로 경주 부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단석산은 신라 때 화랑들의 수련장소로 이용되었던 곳으로, 김유신이 검으로 바위를 내려쳤더니 바위가 반쪽으로 갈라졌다 하여 단석산(斷石山)으로 이름 지어 졌다는 전설이 있다. 단석산 곳곳에는 많은 진달래군락이 있으며, 산 8부 능선에는 3개의 커다란 바위로 둘러싸인 천연굴이 있는데, 화랑들은 이 바위굴속에 불상을 새기고 그 위에 지붕을 덮어 만든 신라 최초의 석굴사원인 국보 제199호 신선사 마애불상군(神仙寺磨崖佛像群)이 있다.


독경소리 벗삼아 오르는 경주 최고봉
산 정상 두쪽으로 갈라진 신기한 바위
높이 8m 신라 최초 석굴사원 웅장함
봄이면 산 곳곳 진달래로 물들어 장관


# 경북 산내면 당재서 출발
이번산행은 경주시 건천읍 건천 고속도로 I.C교차로에서 20번 국도를 따라 경상북도 산내면으로 넘어가는 당재(땅 고개)를 찾았다. 땅 고개를 찾아가는 길목에는 송선 저수지가 나오고, 오른쪽은 신라의 군사 요충지인 오봉산능선이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다. 10여분 뒤 바람도, 구름도 머물다 간다는 땅 고개에 도착한다. 이곳은(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산 100-1번지) 경상남도와 북도를 연결해주는 20번국도가 지나는 길목이며, 낙동정맥이 이어져 내려오는 길목이다. 고개 옆으로 거대한 무선국 안테나가 서 있다. 마을사람들에 의하면 당재(땅 고개)라는 지명은 산내 쪽에 옛날 당집이 있었다고 하여 유래 된 이름이라고 한다. 땅 고개는 해발(315m)로 우중골티, 우중곡치(雨中谷峙)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땅 고개 휴게소 식당 옆으로 단석산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단석산 까지는 3.4km로 낙동정맥이 경상북도에서 경상남도로 허리를 틀어 이어지는 구간이기도 하다.


 산행 길은 초입부터 약간의 비탈길이다. 산길을 따라 전나무 숲 사이로 이름 모를 꽃들과 풀들이 지천에 깔려있고 한적한 산길이 10여분 정도 이어진다. 10여분 뒤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샛길은 무시하고 직진하면 된다. 다시 20여분 뒤 길옆으로 큰 무덤(묘지)이 있는 두 번째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 능선 길을 따른다. 이후 등산로는 주 등로만 따라간다면 된다. 산행을 시작한 1시간 뒤 첫 번째 무명봉에 올라선다. 이곳은 땅고개-1.5㎞, 단석산 정상-1.9㎞지점이다. 이때부터 신선사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가 산천에 울려 퍼진다. 무명봉을 지나면 한동안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애써 올라온 일들이 모두 허사처럼 느껴진다. 산길을 또 오르고, 내려가는 일처럼 우리 인생(人生) 또한 이러하지 않은가? 20여분 뒤 땅 고개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ok그린연수원-2.0km, 땅 고개-2.6km, 신선사-1.8km, 단석산-0.8km)이다. 산길은 평탄한 오솔길로 바뀐다. 기분 좋은 능선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주변에는 온통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해있고 귓전에 맴돌던 독경소리와 목탁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정상 0.4km에 못 미치는 지점이다. 이때부터 정상까지는 오르막이 10여분 시작된다. 잠시 후 단석산 정상에 올라선다.

▲ 단석산 정상 두동강 난 바위.
# 경주 시가지 한눈에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이 확 트여 경주일대 경치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건천읍 일원과 주변 크고 작은 산군들이 서로 인접하여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안강 현곡 구미산(594.4m), 선도산(380m), 토함산(745m)등의 산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 남서쪽 조망이 좋은 곳에서는 운문산과 그 너머 억산까지도 마루금을 이루며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에는 경부고속도로와 신경주역에서 포항으로 가는 KTX기차도 보인다. 정상에는 커더란 바위가 칼로 벤 듯 두 쪽으로 갈라진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단석산(斷石山)의 이름을 한자로 풀어보면 단(斷)-끓을 단, 석(石)-돌 석, 산(山)-뫼 산 이다. 즉 돌을 잘랐다는 산이다.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의 염원을 불태우며 단석산에 들어가 수련하던 중 난승(難勝)이라는 도인을 만나 전수받은 비법으로 단칼에 이 바위를 쪼갰다는 것이다. 또한 김유신은 이 신검으로 고구려, 백제와 싸울 때마다 승리를 거두었고, 당시의 화랑들이 수도하던 산에서 김유신은 이 칼로 무술연마를 하고 바위들을 베었다고 하여 산 이름이 단석산(斷石山)이 되었다고 전한다. 단석산 정상주변에는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군데군데 바위가 두 동강으로 갈라져 있다. 또한 봄철에는 진달래 숲이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634봉과 정상 앞의 무명봉 주위에 밀집돼 있어 장관을 이룬다.
 단석산 정상에서 하산 길은 여러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당고개-3.4㎞, OK그린연수원-2.8㎞, 방내지-3.3㎞, 신선사-1.0㎞) 원점회귀도 가능하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낙동정맥의 한 구간인 ok그린연수원 방면으로도 하산이 가능하다. 건천읍에서 버스를 이용 하였다면 정상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진달래능선을 따라 건천 IC방면으로도 하산이 가능하다. 정상 서쪽 신선사(신선사 마애불상군)방면으로 내려가 보자. 약간의 비탈길을 10여분 쯤 내려오면 커다란 2개의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데 신선사-0.4㎞, 단석산-0.6㎞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부터 신선사 마애불상군까지는 급경사가 시작된다. 단석산 산행 중 제일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기도하다. 7~8분 뒤 길옆으로 ㄷ자 모양의 3개의 커다란 바위벽에 불상의 형상이 새겨져있는 단석산신선사마애불상군(斷石山神仙寺磨崖佛像群)앞에 도착한다.

▲ 벽면에 새겨진 신선사 마애불상군.
# 신선사 마애불상군
경상북도 경주시(慶州市) 건천읍(乾川邑) 송선리(松仙里) 소재 산 7∼8부 능선에 3개의 바위로 둘러싸인 천연굴이 있는데 옛날에는 상인암(上人巖:일명 탱바위)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7세기 초의 신라시대 마애불상군으로 본존 높이 8.2m 국보 제199호이다. 이곳은 예로부터 김유신(金庾信)의 수도처로 알려져 왔다. 석실 규모는 길이 약 18m, 너비 3m의 ㄷ자형 자연석실로 내부에 10구의 불·보살상과 400여 자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 거대한 암벽이 ㄷ자로 높이 솟아 하나의 석실(石室)을 이루었는데 원래는 여기서 인공적으로 지붕을 덮어 이른바 석굴법당(石窟法堂)을 만들었었다. 신라(新羅) 최초의 석굴사원(石窟寺院)인 셈이다.
 

 이 석굴의 바위면에 모두 10구의 불보살상(佛菩薩像)을 새기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쪽으로 틔어진 곳이 입구였는데 이곳으로 들어서서 왼쪽이 되는 북쪽 바위에 삼존불상(三尊佛像)이 왼손으로 동쪽을 가리키고 있어 본존불(本尊佛 )로 인도하는 독특한 자세를 보여준다. 이 안쪽에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 얕은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는데 삼국시대(三國時代) 반가사유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전한다. 이 밑쪽에 버선 같은 모자를 쓰고 공양(供養) 올리는 공양상2구(供養像二軀)와 스님 한 분이 역시 얕은 돋을새김으로 새겨졌는데 이 역시 신라인(新羅人)의 모습을 아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여기서 바위가 단절되어 쪽문처럼 틔었고 다시 바위가 솟아 있는데 이 바위면 에 거대한 불상이 새겨져 있다. 이 불상은 비록 딱딱하고 서툰 듯한 솜씨로 조성된 면도 있지만 중후한 체구와 둥글고 동안(童顔)적인 얼굴, U자 모양을 이루는 법의(法衣) 안에 내의를 묶은 띠매듭 등 전선방사(傳禪房寺) 삼존불(三尊佛, 보물 제63호)의 양식적 특징과 친연성(親緣性)이 강하다. 명문(銘文)에 의하면 장륙(丈六)의 미륵불상(彌勒佛像)이 확실하므로 당시의 신앙 경향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불상이라 하겠다.
 동쪽과 남쪽의 바위면에는 마멸로 희미해진 선각(線刻)의 마애보살상(磨崖菩薩像)이 1구씩 새겨져 본존불과 함께 삼존불로 배치된 것 같으며 남쪽 바위 보살상 안쪽으로 명문이 새겨져 있다. 어쨌든 이 석굴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신라 최초의 석굴사원이자 7세기 전반기 불상양식을 보여주는 이 석불상군은 고신라(古新羅) 불교미술(佛敎美術)이나 신앙연구(信仰硏究)에 귀중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참고문헌>> 韓國의 佛像(秦弘燮, 一志社, 1976)

▲ 신선사.
# 암벽에 새겨진 10구의 불보살상 장관
거대한 바위 암벽에 새겨져 있는 마애불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바위에서 튀어나와 중생을 구제 할 듯 보이고 신라가 호국불교의 나라임을 증명해주는 부분이기도하다.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상군을 둘러보고 절 뒤 나무계단을 따라 50여m 내려오면 본절(卍) 신선사(神仙寺)에 도착한다.(경북 경주시 건천읍 송선2리 산89번지. ☎054-751-0209)절은 아늑하고 한적하다. 법당 옆 바위틈에는 나무 홈통을 타고 감로수가 흘러나오는데 그맛 또한 일품이라 하겠다. 현재 신선사는 자장율사의 제자인 잠주(岑珠)라는 분이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다. 신선사는 대웅보전(大雄寶殿)전과 삼소암(三笑庵), 산령각(山靈閣), 요사채로 구성되어 있으며 돌담과 돌탑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요사채와 산령각을 둘러보고 아래로 내려오면 숲 사이로 호젓한 비탈길이 이어진다. 간이 주차장을 지나면 갈 지(之)모양의 시멘트 포장도로가 급경사를 이루는데 이 같은 길은 국립공원경주 단석산 공원 지킴터 까지 이어진다.
 단석산 공원 지킴터를 지나 10여분 내려오면 오덕선원에 도착한다. 오덕선원은 경북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1267-1에 자리 잡은 사찰로 조국 통일을 염원 한다는 선원이다. 오덕선원을 지나 마을로 접어들고 우중골 마을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단석산 정상석 뒷면에 새겨진 한시비(漢詩碑)의 비문을 떠 올려보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악인·중앙농협 달삼지점장
 
斷石山色古今同(단석산색고금동) 단석산 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데
花郞遺痕滿谷中(화랑유흔만곡중) 화랑이 남긴 흔적은 계곡에 가득하고
騷客群賢登頂樂(소객군현등정락) 소객군현 정상에 올라 즐거워하니
羅田西護永無窮(나전서호영무궁) 서라벌 서녘 지킴이 영원하리라
 
 이 글은 단석산 정상에 있는 정상석 뒷면에 있는 시(詩)로 신라 화랑의 넋을 기리고 있다.
 
☞ 산행코스
당고개(땅 고개) → 무명봉(650m) → 땅 고개갈림길(689m) → 단석산 정상 → 마애불상 → 신선사 → 오덕선원 → 우중골 마을 (무료)주차장 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5.4km로 4시간30분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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