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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자랑이자 세계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장기불황에 이어 지속되는 적자와 노조 쟁의절차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3조 2,000억이라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선가가 급락한데다 플랜트 등 주요 프로젝트 손실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수주와 매출이 매년 감소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눈물겹다.

    지난해부터 임원 30% 감축, 조직개편에 이어 희망퇴직까지 단행했다. 또 전 사업부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는 '미래기획위원회'를 발족, 현재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바람직한 여론의 공론화로 중장기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전 사업본부의 영업환경과 실패비용을 공유함으로써, 전사적인 품질제고를 통한 수주 경쟁력 향상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과도한 임금 요구안에 대한 회사의 간곡한 재검토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강행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월 임단협을 마무리 지으며, 경영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창사 이래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올해 임금 요구안을 보면 놀랄 지경이다. 노조는 임금 12만여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성과금 250% 보장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임금·직급체계 및 근무형태 개선 노사 공동위 구성 등 단체협약 사안을 요구하고 고용안정협약서, 성과 연봉제 폐지 등 인사 경영권까지 침해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호황기 때보다도 되레 높은 수준이다. 이 정도면 금도(襟度)를 넘었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향후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지역사회조차 이같은 노동조합의 도 넘은 무리한 요구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불황으로 울산 동구 인구 감소와 함께 상가 휴·폐업이 속출하고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어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회사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던 노동조합의 입장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노조는 조선업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라도 노동조합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에 노동조합도 적극 힘을 보태야 한다. 설혹 회사에 서운하고 불만이 있더라도 지금은 투쟁할 때가 아니라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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