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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 "주택가 근접 소음·공해 불보듯…완전 지하화 해야"
  울산시 "건설공법·관련법 저촉 등 현실적으로 수용 불가능"
  전문가들 "市 적극적 대안 마련·주민들 실리적 선택" 지적

 

울산시가 오는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옥동~농소간 도로개설사업의 최대 난제인 중구 태화동 명정천 구간의 집단민원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로에 편입된 오산마을 이주 문제는 주민들이 울산혁신도시 택지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지만 고가차도 문제는 반대 주민들이 국회 청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문제는 오산대교 연결부를 완전 지하화하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맞서 하천법 저촉과 홍수위선 침범 등을 내세워 지하차도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울산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접점을 못찾고 있다는 점이다.

# 주민들 대책위 구성 집단 반발
23일 취재팀이 찾은 명정천 일대에는 '고가차도 결사반대', 'NO 매연 분진 소음', '지하차도 사수' 등의 문구가 적힌 붉은 깃발이 도로를 메운 채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또 전원아파트 입구에는 명정천 구간 도로개설 대형 조감도와 차량들이 빠르게 달리는 고가차도의 이미지 그림을 걸어놓고 '주민과의 합의 없는 공사강행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파트 바로 앞에 태화강 대공원이 있는 살기좋은 마을에 소음과 분진, 매연을 쏟아낼 자동차 전용 고가차도가 들어선다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이미 '고가도로 반대 태화동주민 공동태책위원회'를 구성, 울산시청 앞에서의 반대 집회와 공사현장 항의에 이어 '주민피해 해소를 위한 국회 청원'과 '울산시의회 청원'을 제출하는 등 반대운동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명정천 구간의 주거지역 이격거리는 전원아파트 쪽은 30m, 맞은편은 20m에 불과해 심각한 소음, 분진, 진동피해가 예상된다"면서 "길이 125m, 높이 10m의 거대한 콘크리트 옹벽 위에 놓이는 도로는 도시 흉물이 될 것"이라며 지하차도 건설을 거듭 촉구했다.
 주민대책위의 이 같은 강경 반대로 인해 명정천 구간의 도로 개설공사는 착공 2년이 다되도록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태화동 강변도로를 경계로 명정천 쪽과 태화강 둔치의 현장 분위기는 완전 딴판이다.
 이미 태화강과 둔치에는 오산대교 교각공사가 한창이고 남산터널 공사를 위한 준비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는데 비해 반대 깃발에 휩싸인 명정천 쪽은 전혀 공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마당에 주민 반대에 밀려 공사 진척이 안 될 경우 2018년 상반기 개통은 물 건너 갈 수도 있다며 울산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을 내고 있다.

▲ 주민들의 고가도로 건설 반대로 공사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옥동~농소1 도로 태화동 명정천 구간에 주민대책위가 설치한 도로 조감도와 '고가도로 결사반대'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 "고가차도서 의견 수렴해 반지하화"
하지만 울산시는 당초 전 구간 고가차도로 계획된 것을 지하화하고 오산대교 연결부만 반지하차도로 건설하는 것은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한 방안이라며 완전 지하차도 건설은 공법이나 관련법상 불가능한 요구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생활피해 최소화 방안으로 절충 필요
울산시 실무관계자는 "소음 등을 줄이기 위해 시속 80㎞인 최고 주행속도를 낮추는 방안은 경찰청과 협의해 조정할 수 있다"면서 "그밖에 방음벽 등의 시설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쌍방 협의를 통해 보완책을 찾을 수 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완전 지하화 요구는 건설공법 등을 고려할 때 수용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반지하차도 건설로 주민 생활환경 악화가 분명한데도 충분한 고민 없이 기존 방음벽 시설만으로 문제를 덮으려는 울산시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한 울산시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과 주민 설득이 절실한 가운데 주민들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생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실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이다.
 한편, 지난해 1월 착공한 '옥동~농소1' 구간은 총 2,313억 원이 투입돼 길이 8㎞, 노폭 20m(왕복 4차로)로 2018년 1월 준공 예정이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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