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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0개월에 접어드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 자녀가 없을 때 비해 더 바빠지고 그만큼 책임감도 생긴다.
 아이를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올바르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매사에 신경이 쓰인다.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녹록치는 않지만 시간을 유동적으로 활용 가능한 점, 아이를 데리고 일을 할 수 있는 점, 주말에 남편이 아이를 돌봐 줄 때 일을 할 수 있는 점 등에서 다른 워킹맘 보다는 유리한 부분이 많다.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를 둘 다 해내느라 어느 하나 완벽하지는 않다. 한곳에 치우치기도 하고 중심을 잃기도 한다. 당연히 전업 주부 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잘 하기는 힘들지만 스스로에게 주어진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필자의 경우 아이가 하루 두 번 낮잠을 잔다. 일단 그 시간은 절대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며 무료하게 보내지 않아야 한다. 그 시간에 집에서 할 수 있는 업무나 전공서적 읽기, 칼럼쓰기 등 주어진 일과 커리어 개발을 해야 한다.
 아이가 깨면 최대한 아이와 함께 활동을 한다. 함께 놀아주기, 책 읽어주기, 신체활동 등 아이에게 집중한다. 집안일은 아기띠로 아이를 안거나 포대기로 업고 설거지나 청소 등을 처리한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잘 때 집안일을 하는 주부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이를 업거나 안고 집안일을 할 때의 장점도 있다. 시간활용이 용이하고 아이와 밀착하여 엄마와의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집안일에서 발생하는 물소리와 청소기 소리 등 백색 소음을 들려줌으로서 아기의 정서적 안정감을 도모 할 수 있다.

 아이를 낳기 전 석 박사과정 공부, 연구원으로서의 활동, 학생이자 강사로서의 역할, 교육봉사 등으로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아이를 낳으면 일과 육아를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 엄마라면 누구나 일과 육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을 계속 이어나갈 것인가, 혹은 아이를 키워놓고 일을 할 것인가의 고민, 그리고 아이를 키우고 복직할 경우의 경력단절 등에 대해서 지금도 예비맘과 워킹맘, 전업주부들은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첫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아이를 위한 삶이 시작되지만 엄마 본인도 추구하는 삶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고민들은 당연한 것이다.

 함께 공부하던 후배가 결혼을 하고 얼마 전 아이를 낳았다. 일에 대한 열정이 매우 강하고 나이에 비해 높은 커리어를 쌓은 후배였지만 출산과 동시에 모든 일을 내려놓고 육아에 집중하고 있다. 후배가 하던 일의 열정만큼 육아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그 후배는 일에 대한 미련은 더 이상 없다고 한다. 이유는 원하는 일을 해 보았고 꿈과 사회적 위치도 어느 정도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일에 열정적인 여성이라도 아이를 낳고 삶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필자는 일과 육아, 두 가지를 동시에 하다 보니 전보다 더 바쁘게 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산후 우울증이나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고 스스로의 발전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물론 육아에만 집중하는 주부들에 비해서 아이에게 많은 정성을 쏟지 못한다는 미안함은 늘 가슴 한 구석에 가지고 있다.
 아이에 대해 미안한 마음은 어떤 워킹맘이라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안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마음보다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두 가지를 해 내고 있는 것 자체가 훌륭한 여성이자 엄마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한다는 것, 그 열정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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