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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의 대출연장기피에 이은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서 가계發 금융위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값싼 은행금리를 이용, 아파트 마련에 나섰던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거치기간이 끝나고 올해부터 원리금 분할상환에 들어가는 대출자들이 잇따름으로써 이 같은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분할상환대출의 경우 3년간 거치기간을 두고 이 기간에는 이자만 갚다가 거치기간이 끝나면 매월 원리금을 균등 분할해 갚는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가령 월 300만원을 받는 회사원이 2억5천만원자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1억5천만원을 은행에서 3년 거치 17년 원리금분할상환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고 하면 거치 기간에는 월 75만원을 내면 그만이지만, 거치기간이 끝나면 매달 평균 117만4천원을 꼬박꼬박 갚아야 한다. 그러나 아이들 교육비와 각종 보험금 등 지출이 많은 입장에서 이를 감당히기란 결코 쉽지 않다. 원리금상환에 따른 압박감으로 언제라도 집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구가 많을수록 매물은 급증하고, 구매자는 줄어드는 시장균형이 깨지기 마련이다. 지금이 바로 이런 시기에 접어들었다.
 현재삼성금융연구소는 8일 국내 부동산시장의 버블 징후가 존재하며 금리 급등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추가 담보 요구나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기피, 추가적 대출금리 인상 등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경우 가계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했다. 특히 서울 및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말 현재 내재가치에 비해 각각 15%, 51%씩 고평가된 것으로 분석돼 버블이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가 급냉해 가계소득이 크게 감소하거나 금리 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주택가격이 일시에 급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또 국내 대출시장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버블 징후가 큰 수도권지역에 70% 이상 집중돼 있고, 이 가운데 변동금리대출이 97%에 달해 주택가격 하락이나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은 금융권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당분간 국내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낮더라도 주택가격 버블 문제는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잠재적 위험으로 작용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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