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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금교섭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17일 상견례를 가진 이후 20차례 교섭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월 19일부터 어제까지 모두 14차례의 부분파업을 벌여 회사에 1조4,000억원이 넘는 생산손실을 입혔다. 부품협력업체들도 어림잡아 5,000억원 이상의 납품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이 할퀴고 간 상처를 둘러보라. 협력업체 근로자들과 지역상인들의 눈물이 아직도 마르지 않고 있다. 대외신인도 하락 등 국가·지역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말할 것도 없다. 이토록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면서까지 파업을 꼭 해야만 했는지 노조에 묻고 싶다. 불필요한 파업이 해마다 관행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의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해마다 파업을 벌이는 행위가 경제적 약자에 대한 '갑질'로 비춰지는 현실을 노조는 아는지 모르겠다. 노조가 연이은 파업 공세로 회사를 압박해 얻어낸 것은 23일 교섭 기준 임금 1만4,400원에 성과금 300%+3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의 경영상황을 고려하면 최종 제시 수준도 여기에서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노조가 파업을 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으로 협상에 임했다 하더라도 결과는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숱한 파업에도 노조의 교섭 성과가 2009~2011년 3년 무파업 당시보다 못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노조는 요구를 하기에 앞서 협상 파트너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헤아릴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철옹성 같았던 내수시장 40%대 점유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무너진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판매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차는 '판매부진-재고증가-인센티브 확대-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도외시한다면 결국 공멸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노사는 어제 밤늦게까지 정회와 실무협의, 속개를 거듭하며 치열할 공방을 벌였다. 지금까지는 물러설 수 없는 논리공방을 펼쳐왔다면 이제는 적정 선에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 마무리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파업도 할만큼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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