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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교육청이 저출산 여파로 인해 중고교까지 올라온 학생수 감소 추세에 따라 학급 축소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시교육청이 '중기 학생배치 계획'을 확정하고 대다수 중고교에서 학급수를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학생수가 최저점을 찍은 초5학년들의 진학으로 몰려올 이른바 '초5 쓰나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저출산에 따른 '학생 절벽'은 대규모 유휴교실을 양산하고 교육과정 운영에도 차질을 초래할만큼의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터널을 빠져나와 중·고교로 밀려올라오고 있는 '저출산 쇼크'의 여파와 장기적인 보안책을 짚어본다. 편집자


# 일반고 급당 학생수 32→28명대로
29일 시교육청이 확정한 '2017~2021 유·초·중·고·특수학교 중기학생배치 계획'에 따르면 일반고(40곳)의 경우 내년도 신입생부터 급당 학생수가 현재 32명 대에서 28명 대로 대폭 낮춰진다. 완성학급 기준으로 보면 32.4명에서 30.9명으로 1.5명 내려간다.
 학급수도 1,026학급에서 1,012학급으로 14학급 줄어든다.
 특목·자사고와 특성화고 등 전기학교까지 포함한 전체 고교 57개교(신설 천상고 포함)를 놓고 보면 급당 인원은 31.5명에서 30.3명으로, 학급수는 1,414학급에서 1,396학급으로 18학급 감소한다. 63곳의 중학교도 전체 1,251학급에서 1,197학급으로 54학급이 줄어든다. 급당 학생수는 28명에서 27명으로 내려간다.

# 고교 학생수 급감 본격화
고교와 중학교의 학급조정은 모두 학생수 급감에 따른 조치로 세부적인 양상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동안 저출산의 영향권 밖에 있던 고교는 학생수 급감이 본격화된다.
 2017학년도 지역 고교 57곳(신설 천상고 포함)의 전체 학생수는 4만2,3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4만4,543명보다 2,188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내년 졸업하는 현 3학년은 1만5,809명인데 신입생이 될 현 중3학생은 1만2,901명에 그친 게 원인이다.
 시교육청은 이에 당장 내년 총 32학급을 줄여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로 했다.
 고교가 쏠린 '남부학교군'은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5학급이 대폭 축소되면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대상 학교는 무거고(-2학급), 문수고(-4), 신선여고(-2), 신정고(-2), 울산여고(-2), 학성고(-3)다.
 대신 천상고가 개교하면서 8학급의 신입생이 발생하고 온산고가 완성학급이 되면서 4학급이 추가되는가 하면, 1학년만 운영하고 있는 세인고가 신입생을 받으면서 6학급이 늘어난다.

학생 절벽 올해 초등 5년생 최저점
고1 되는 2021년 학생수 32% 급감
중-54학급·고-18학급 감축 추진
과소학교 발생·학사 파행 등 우려  
학급별 특성 맞춘 재배치 불가피


 저출산의 영향권에 이미 진입한 중학교는 고교보다 학생수 감소폭은 크지 않다. 중학교는 이미 초등학교를 휩쓸고 올라온 저출산의 영향을 받아 매년 학생수가 줄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3년 중1이었던 현재 고1이 1만4,932명에 달하는 것을 대입해보면 중1은 이미 지난 3년 새 3,571명이나 적어졌다.
 시교육청은 저출산 여파 한복판에 놓인 중학교를 학교별로 1~2학급씩 모두 60학급을 줄이기로 했다.
 중공업 등의 경기악화에 따른 인구감소 추세가 두드러진 동구학교군은 조정폭을 소폭 키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산중은 16학급에서 13학급으로 가장 많은 3학급이 축소된다. 나머지 남목중, 대송중, 명덕여중 등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모두 1학급씩 줄어든다.
 중학교에서 학급이 늘어나는 곳은 지난해 신설된 장검중학교로, 두 번째 신입생을 수용하면서 6학급이 불어난다. 
 반면 저출산 기조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학생수가 보합세를 보인다.
 초등학생은 소폭 늘면서 안정권에서 접어들고 총 2,762학급에서 25학급이 추가돼 2,787학급이 된다. 급당 학생수는 올해 수준인 26명을 유지하게 된다. 유치원 역시 만5세 28명, 만4세 24명, 만3세 18명, 혼합반 24명 기준으로 고정된다.

#전체 학교 공문 발송 의견 수렴
시교육청은 이같은 학급수 조정을 앞두고 전체 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의견을 수렴했다.
 또 학교 측의 요구사항을 적절히 수용해 학급수 조정을 최소화했다.
 중고교는 모두 공립인 초등학교와 달리 사립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어 과원교사 발생 등에 따른 민원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고교는 57곳 중 사립이 13곳에 달하고, 중학교도 63곳 중 4곳이 사립이다.
 그러나 중고교를 휩쓸고 있는 저출산 여파는 한동안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단순히 학급조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교의 경우 2021년에는 1학년 수가 현재보다 4,818명(32.26%)이나 급감한다. 고교 1학년은 1만4,932명인데 5년 뒤 고1이 될 초등교 5학년생은 1만114명이기 때문이다.
 저출산 여파로 그동안 줄어들던 초등생의 수가 올해 5학년에서 최저점을 찍으면서 학생수가 바닥까지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초등생수는 6학년이 1만846명인데 5학년은 1만114명으로 1년새 732명이 줄었다. 4학년 이후부터는 1만544명, 3학년 1만1,809명, 2학년 1만1,286명, 1학년 1만993명으로 더이상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보합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때문에 적정규모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취해지지 않으면 과소학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비전공교사가 수업을 중복배정 받는 등에 따른 학사 파행도 배제할 수 없다.

# 인구이탈 겹치며 20% 내외 감소 예고
특히 고교의 경우 '무거학교군'의 경우 급당학생수가 내려가면 학급수가 반토막이 날 전망이다.
 실제 문수고(18학급), 무거(10학급), 우신고(12학급), 제일고(12학급), 성광여고(12학급) 등 5곳의 경우 5년 뒤인 2021년에 이들 학교군에 진학할 학생은 778명으로 절반에 육박하는 531명이(40.6%)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54학급이 26학급까지 축소될 예정이어서 적정규모화를 위한 전폭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미 저출산 여파가 덮친 중학교의 경우는 인구이동이라는 변수까지 고려해 전반적인 학교의 재배치가 요구된다.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부학군내 '복산병영학교군'(무룡중·울산여중·외솔중·약사중·울산중)이나 한계에 직면한 남부학군내 '옥동야음학교군'(옥동중·신정중·울산서여중·학성중·월평중·동평중·신일중·야음중·울산중앙중)은 조정이 시급하다.
 이 지역은 저출산 여파에다 인구가 이탈하면서 20% 내외의 학생 감소세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서 이탈한 인구는 북부학교군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학급수 부족이 예상되는 '북부학교군'에 위치한 '호계중산학교군'(농소중·호계중·매곡중·이화중)과 '달천천곡학교군'(천곡중·달천중·상안중) 등은 신설대체 이전 방식의 공급 확대가 요구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를 휩쓸고 올라간 저출산 여파가 중고교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이 온 것"이라며 "장기적 안목에서 원활한 학생 분산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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