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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혁 사회부 차장

새해들어 김복만 교육감이 유례없던 적극·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정치적 셈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교육 가족을 위한 공격과 방어의 스탠스만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교육연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야말로 총 공세다.
 동구와 감정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분위기인데 "옛 화장장 부지를 내놓으라"는 원칙에 입각해 한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태세다. 심지어 "(해당 부지는)동구의 연구 결과로 지정하고 추진해 왔다"며 동구가 이 부지에 복지관을 짓는 '꼼수'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복지관을 짓겠다면 연수원과 같이 짓자"고 제안한 대목은 어깃장의 뉘앙스마저 풍긴다.
 대왕암공원 공영주차장 유료화 정책과 맞물려서는 동구가 연수생들에게도 주차비를 징수하겠다고 하자, 그야말로 '발끈'했다. 간부회의가 진행되는 공식석상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방을 빼라는 말이냐?"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남구에 대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와 한마디 말도 없이 (초등 무상급식)이야기를 해놓고 지금와서 주체를 운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확실한 선을 그었다.

 김 교육감의 발언에는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었을 때는 내팽겨치고, 상황이 불리하니 교육청을 물고 늘어지는 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행간의 의미가 읽힌다. 이 같은 교육감의 행보는 얼핏 교육 가족을 위해 "나를 믿고 따르라"며 전장 맨 앞에서 돌격을 외치는 대장군의 기개로 비춰질 수 있다.
 문제는 시교육청과 자치단체가 늘 전시상태는 아니라는 것. 무릇 정치란 끊임없이 협의하고, 갈등하고, 화합하는 '오월동주'다.
 아픈 이야기지만 김 교육감의 대장군 칼자루는 영원하지 않을 뿐더러 자칫 곧 빼앗길 수 있는 처지다. 만에 하나 조만간 직무대행의 상황이 들이닥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동·남구와 거리를 지나치게 벌이지 않는 것이 좋다. 루비콘 강은 건너 버리면 돌아올 수 없다. 돌격을 외친 김 교육감이 혼자서 그 강을 건너버리면 상황은 더 꼬여 남은 장수들이 더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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