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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가에 회자됐던 박유기(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리스크가 '사상최대 파업'으로 현실화 되면서 벌써부터 올해 현대차 노사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히 지난해에는 강도 높은 파업으로 협력사 근로자, 지역상인들이 유례 없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지역경제도 몸살을 앓았다. 더욱이 올해는 임금에다 단체협약까지 협상해야 하는 '임단협'인 만큼 쟁점이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큰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임단협은 현대차의 미래 생존을 위해 가장 시급하다고 평가되는 고임금 구조 개선 문제부터 유일교섭단체 등 현행법에 위배되는 단체협약 개정까지 많은 부분에서 노사가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박유기 리스크에 대해 "전 집행부와 회사가 미래 생존전략 차원에서 추진한 임금체계 개선 논의가 완성을 코앞에 두고 박유기 집행부로 넘어가면서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 단적인 예"라고 지적한다.

2006년 세운 파업 기록 지난해 갈아치우며 '파업 신기록 제조기' 불명예
올해 임금에다 단체협약까지 협상…지난해보다 노사간 대립각 가열 조짐
노조 내부 현안 뒷전 정치투쟁 등 외부활동 치중 내부 비판 여론 들끓기도


# 강성 박 위원장 올해도 진통 예고
현대차 노사관계는 노조위원장의 성향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현대차 노조 설립 이래 1994년 이영복 집행부와 2009∼2011년 이경훈 집행부 시절 무분규를 제외하고는 노조 위원장 성향에 따라 크고 작은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졌다.
 박유기 리스크에 주목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강성 성향의 박유기 위원장이 '사상최대 파업'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노조 역사상 박유기 집행부가 등장하기 전에는 2003년 이헌구 집행부가 사상최대 파업을 벌였다.
 이 기록을 박유기 위원장이 깼다. 2006년 노조 집행부를 이끈 박유기 위원장은 정치파업을 비롯해 총 40차례가 넘는 파업을 벌여 11만8,000대가 넘는 생산손실을 초래하는 등 사상최대 파업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10년만에 재집권한 박유기 집행부는 쏟아지는 국민적 비난 속에서도 2006년 자신이 세운 파업 기록을 가볍게 경신하며 '파업 신기록 제조기'라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올해는 얼마나 파업을 벌일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 불필요한 파업 적극 참여 구설수도
두 번째는 노조 내부 현안과 관계 없는 노동계, 상급단체 투쟁 등 외치에 치중하는 정치적 성향이 강해 불필요한 파업을 벌인다는 점이다. 그가 노조 위원장이었던 2006년 현대차 노조를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체제로 전환하면서 정치적 활동 반경을 넓히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 박 위원장은 민주노총 파업지침 이행과 한미FTA 저지 등의 이유로 장기간 정치파업에 나서는 등 역대 타 위원장들과 비교해도 정치투쟁 참여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 12월 위원장 당선 직후에도 임단협 재개 노사 상견례 하루만에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정치파업부터 벌였다. 올해도 박 위원장이 오는 18일 금속노조 2017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정치파업에 본격 참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도 박 위원장은 "정치놀음과 외부활동에 치중한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0일 금속노조 게시판에는 "박 위원장이 현대중공업 분사 연대투쟁, 그룹사 공동투쟁, 정권퇴진 대정부 투쟁까지 현대차 교섭과 상관도 없는 짓거리만 해대고 있다"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조합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로템 노조원에 빵모자(비니)를 돌리는 등 남의 회사 투쟁지원한다며 조합비 함부로 쓰지 말고 내부 단속부터 하라"며 "썩어빠진 정치가 흉내 그만 내고 금년 현대차 임단투 한번에 가결되도록 준비 잘하라"고 비판했다.

# "비판만 하는 우물 안 개구리" 지적
한 노동계 관계자는 외부 활동에 치중하는 박 위원장의 활동에 대해 "마치 자신이 노동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나 지도자인냥 인기영합주의에 빠져 있고, 비판만 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라고 평가했다.
 지역 노사전문가는 "파업을 하게 되면 조합원들만 임금손실을 보게 되고 집행부는 아무런 손해가 없기 때문에 파업이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며 "전 집행부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임금손실만큼 불우이웃 돕기로 고통분담이라도 했지만, 박 위원장은 정치파업 '개근'에 사상최대 파업을 벌여놓고도 타 노조에 선심성으로 조합비를 퍼주는 대담함에 조합원들도 불만이 상당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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